1. 복음준비 ( 4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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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1. 복음준비 ( 49~54 )

by mrsoojak 2021. 12. 15.

예수님의 첫번째 친구 목자들의 경배 (12명)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원제 : Il Poema dell' Uomo-Dio)

 

49. 목자들의 경배

 

나는 스승이신 예수님 앞에서 글을 쓰고 있다.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나를 위하여, 그렇게도 오랜 세월 후에, 나를 위하여, 순전히 나를 위하여 돌아오신 스승 예수님, 여러분은 아마 내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아 니, 무슨 소리냐? 네가 다시 듣고 보고 하는 것이 거의 한 달이 되었는데, 그렇게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마침내 예수님을 맞이했다고 말하다니?" 나는 내가 말과 글로 여러 번 말한 것을 다시 한번 대답하는 것이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은 다른 것이고, 특히 남들을 위하여 보고 듣는 것과, 순전히 나를 위하여, 나만을 위하여 보고 듣는 것은 다르다. 첫째 경우에는 나는 구경꾼이고 내가 보고 듣는 것을 옮기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것이 내게 기쁨을 주지만 -그것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주는 일들이니까- 그것이 외적인 기쁨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말들은 내가 그렇게도 잘 느끼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이상 더 낫게 내 감정을 표현할 줄을 모른다. 요컨대 내 말은 내 기쁨이 훌륭한 책을 읽거나 아름다운 광경을 보는 어떤 사람이 느끼는 기쁨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그 사람은 그 기쁨으로 감격하고, 그것을 맛보고 그 기쁨의 조화를 감탄하며 생각한다. "저 사람이 있는 처지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런데 둘째 경우에는 듣고 보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면, 그때에는 "그 사람"이 나이다. 그 사람이 나에게는 내가 듣는 말이고, 내가 보는 얼굴이다. 나와 그분이고. 나와 마리아이고, 나와 요한이다. 살아 있고, 참되고, 실제적이고 아주 가까이 있는 분들이다. 영화 필름이 돌아가는 것을 보는 것처럼 내 맞은편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살아 있는 사람들같이 내 침대 곁에, 방 안을 왔다 갔다 하거나 가구에 기대거나 앉거나 서거나 하는 사람들. 내 손님들이다. 이것은 누구나가 보는 환상과는 아주 다른 것이다. 요컨대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아니 어제 오후부터 예수님은 여기 계시다. 상아빛을 띤 흰 모직으로 지은 그분의 보통 옷을 입고 계신데, 그 옷은 하늘에서 입고 계신 옷, 너무 희어서 빛의 실로 짰다고 할 수 있을 비물질적인 아마포로 지은 것 같은 빛나는 옷과는 무게와 빛깔이 사뭇 다르다. 예수님은 여기에 오래된 상아 빛같이 흰 아름답고 길고 날씬한 손을 가지고, 적갈색을 띤 번쩍이는 밤색 속눈썹 사이에서 짙은 청옥색의 위압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눈이 빛나는 길고 흰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계시다. 예수님은 여기에 길고 부드러운 아름다운 금발을 가지고 계시다. 해가 닿는 부분은 더 선명하고 굽이진 안쪽에는 더 어두운 적갈색 금발이다. 예수님은 여기 계시다! 그분이 여기 계시다! 나를 보고 미소하시고, 당신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신다. 비아렛지오(Viareggio)에서 하시던 것과 같이‥‥ 또 성주간 후부터는 안 하시던 것과 같이‥‥ 성주간부터는 그분이 내게 열병이 되는 그 모든 슬픔을 주셨다. 그 슬픔은 그분을 잃은 고통에다 적어도 내가 그분을 보았던 그곳에서 살기만이라도 하는 기쁨을 빼앗기는 고통이 덧붙여졌을 때에는 거의 절망이 되었었다. 나는 그분을 본 그곳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가 있었다. "여기에 그분이 기대셨다. 여기서는 앉으셨고, 여기서는 몸을 굽혀 내 머리에 손을 얹으셨다"라고. 또 그곳은 내 가족들이 세상을 떠난 곳인데. 아아! 그런 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니다, 이 모든 호의를 누리겠다고 주장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그것이 우리가 받을 자격이 없는 거저 주는 은총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은총들이 우리에게 주어졌을 때 그것들이 오래 계속되기를 바랄 수도 없다. 우리는 이것을 잘 안다. 그래서 그 은총을 우리가 많이 받으면 많이 발을 수록 우리에게 주어지는 무한한 아름다움과 하느님의 부 앞에서 우리의 혐오를 일으키는 비참을 인정하면 우리를 한층 더 겸손하게 낮추게 된다.

그러나 신부님, 무슨 말씀을 하시렵니까? 아들은 아버지 어머니를 보기를 바라지 않습니까? 그리고 아내는 남편을 보기를 바라지 않습니까? 그리고 죽음이나 또는 오래 떨어져 있음으로 인하여 그들을 보지 못할 때에는 그들이 살았던 곳에서 산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지 않습니까? 만일 그곳을 떠나야 한다면, 거기 없는 사람이 그들의 사랑을 같이한 장소도 잃었기 때문에 이중으로 고통을 당하지 않습니까? 이 고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을 그들에게 비난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제 경우에는요? 예수님이 제 아버지요 정배가 아니십니까? 아버지나 남편보다도 더 소중하고, 훨씬 더 소중한 분이 아니십니까? 그리고 예수님이 제게 그런 분이시라는 것은 제 어머니의 별세를 어떻게 참아 견디었는지를 가지고 판단하십시오. 저는 정말 고통을 당했습니다. 아시지요? 저는 어머니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사랑했기 때문에 아직도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는지 보셨지요? 예수님이 거기 계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제게 어머니보다도 더 소중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드려야 할까요. 저는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괴로워던 것보다 여덟 달이 지난 어머니의 죽음을 지금 더 괴로워합니다. 이것은 지난 두 달 동안 나를 위해 예수님을 모시지 못했었고, 나를 위해 성모 마리아를 모시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분들이 저를 잠시 내버려 두시기만 해도 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병든 고아로서의 제 슬픔을 더 느끼게 되고, 그 무정한 날들의 인간적인 쓰라린 고통에 다시 잠기게 됩니다.

나는 예수님이 보시는 앞에서 글을 쓴다. 그러므로 과장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왜곡하지 않는다. 하기는 그렇게 하는 것이 내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그런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시선 아래서 그런 사람으로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것을 그렇게 해 버릇하지 않던 이곳에서 썼다. 그것은 성모 마리아에 대한 환상은 보잘것없는 나를 나타내는 것으로 중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성모님의 영광을 나타내야 한다는 것을 벌써 알고 있다. 성모 마리아의 모성이 모든 순간에 영광의 화관이 아니었던가? 나는 대단히 병든 몸이고 글을 쓰는 것이 매우 고통스럽다. 나는 기진맥진해 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가 더 사랑을 받으시도록 알려야 하는 때에는 나는 계산을 하지 않는다. 어깨가 아픈가? 심장이 약해지는가? 머리가 아픈가? 열이 오르는가? 상관없다! 마리아가 내가 보는 것과 같이 하느님의 인자와 당신의 착함으로 지극히 아름답고 다정스러운 분으로 알려지기만 하면 나로서는 만족이다.

 

나중에 나는 넓은 들판을 본다. 달은 중천에 올라와서 별이 총총 박힌 하늘을 조용히 지나간다. 별들은 짙은 파란색 벨벳으로 만든 거대한 천 개에 박힌 금강석 못같이 보인다. 그리고 달은 한가운데에서 그 새하얀 얼굴로 웃고 있는데, 그 얼굴에서는 젖빛을 띤 광선이 강물처럼 내려와 풍경을 온통 흰빛으로 감싼다. 잎이 떨어진 나무들은 이 흰 빛깔 위에 더 크고 우중충하게 부각되고, 여기저기에 나타나는 낮은 담장들은 엉긴 우유 와도 같다. 멀리 있는 작은 집은 까라라(Carrara)*의 대리석 덩어리 같다.

내 오른쪽으로는 양쪽은 가시덤불로 된 울타리가 쳐져 있고, 나머지 양쪽은 낮고 투박한 담으로 둘러쳐진 곳이 보인다. 이 담은 일종의 창고 지붕을 받치고 있는데, 그 창고는 울타리 안쪽에 일부분은 돌로 지어졌고, 일부분은 나무로 되어 있어서, 여름에는 나무로 된 부분을 치워서 창고가 문으로 변하는 모양이다. 거기서는 가끔 단속적이고 짧은 양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꿈을 꾸거나 달빛 때문에 새벽이 가까운 줄로 생각하는 양들인 것이다. 그것은 지나치다고까지 할 만큼 강렬한 빛인데, 그 천체가 땅에 가까이 오거나 알 수 없는 화재로 인하여 번쩍이는 것같이 점점 더 밝아진다.

목자 한 사람이 문지방으로 나아온다. 그는 눈을 보호하기 위하여 팔을 이마 높이까지 올리고 공중을 쳐다본다. 달빛에 눈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러나 그 달빛이 어떻게나 강렬한지 눈이 부시다. 특히 일반적으로 컴컴한 울 안에서 나오는 사람은 눈이 부시다. 목자가 동료들을 부르니 모두 문으로 나온다. 각 연령층과 덥수룩한 남자 한떼다. 청소년들도 있고 벌써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상한 사실을 이러쿵저러쿵 말하는데 나이가 더 어린 사람들은 무서워하고, 특히 열두어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은 울기 시작하여 나이 많은 사람들의 놀림을 받는다.

"뭐가 무서우냐? 바보야"하고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말한다. "하늘이 조용한 걸 보지 못하니? 넌 달빛을 본 일이 한 번도 없단 말이냐? 넌 알을 품은 암탉의 날개 밑에 있는 병아리처럼 늘 엄마 치마꼬리나 쥐고 있었단 말이냐? 하지만 너 별별일 다 보게 될 거다! 내가 한 번은 레바논 산맥 쪽으로 훨씬 더 멀리 가고 있었다. 난 올라가고 있었다. 난 젊어서 걸어도 피곤하지가 않았지. 그 시절에는 내가 부자이기도 했지‥‥어떤 날 밤, 난 빛을 보았는데 그 빛이 어떻게나 강한지 난 엘리아가 불수레를 타고 돌아오려나 보다고 생각했다. 하늘이 온통 불타고 있었다. 한 노인이 -그 노인은 엘리아였다-내게 이렇게 말했다. '멀지 않아 세상에 큰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하고. 그리고 우리에겐 그것이 로마 군인의 도착이라는 사건이었다. 아! 너도 오래 살면 별일 다 볼 거다‥‥."

그러나 목동은 더 이상 노인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가 이제는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 과연 그는 문지방을 떠나 그 뒤에 숨어 있던 실팍한 목자의 어깨 뒤에 살짝 빠져나와서 헛간 앞에 있는 울 막은 목장으로 나온다. 그는 하늘을 쳐다보며, 몽유병자같이 또는 그를 온전히 사로잡는 어떤 것에 정신을 빼앗긴 것같이 걸어간다. 어느 순간 그는 "오!"하고 외친다. 그리고 팔을 약간 벌리고 화석 된 것같이 서 있다. 다른 목자들은 놀라서 서로 바라본다.

"아니 대관절 저 바보가 왜 저러지?"하고 누군가 말한다.

"내일 저 녀석을 제 어머니한테 도로 데려다 줄 테다. 미친놈한테 양들을 지키게 하기는 싫거든."하고 다른 한 사람이 말한다.

그러자 앞서 말한 적이 있는 늙은이가 이렇게 말한다. "가서 보고 나서 판단하세. 자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깨우고 몽둥이들을 가져오게. 어쩌면 못된 짐승이나 강도들이 있는지도 모르니까‥‥."

그들은 도로 들어가서 다른 목자들을 불러 가지고 횃불과 곤봉들을 들고 나온다. 그들은 아이 있는 곳으로 간다.

"저기, 저기"하고 어린아이는 미소 지으면서 말한다. "나무 위에 있는 저 불빛을 보세요. 달빛을 타고 오는 것 같아요. 가까이 오고 있어요. 아이고 참 아름답기도 하다!"

"나는 좀 더 환한 불빛밖에 보이지 않는데."

"나도." "나도"하고 다른 목자들이 말한다.

"아니야. 난 몸뚱이 같은 물건이 보이는데"하고 또 다른 사람이 말하는데, 그는 마리아에게 양젖을 준 목자임을 알아보겠다.

"처‥‥천사예요!" 하고 어린아이가 외친다. "내려와 가까이 오고 있어요‥‥땅에 엎드리세요! 하느님의 천사 앞에 무릎을 꿇읍시다!"

목동들의 무리에서 길고 공손한 "오!"소리가 들리고, 그들은 얼굴을 땅에 박고 엎드리는데, 그들은 나이를 더 먹은 만큼 이 발현에 더 놀란 것 같다. 더 젊은이들은 무릎을 꿇고 천사를 쳐다보는데, 천사는 점점 가까이 와서 큰 날개를 펴고 둘러친 담 위 공중에 멈춰 선다. 날개는 천사를 둘러싸고 있는 흰빛 속에서 횐 진주빛으로 빛난다.

"두려워 마시오, 나는 당신들에게 불행을 가져오지 않아요 나는 이스라엘 백성과 이 세상의 모든 백성에게 큰 기쁨의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천사의 목소리는 밤꾀꼬리의 목소리를 반주하는 듣기 좋은 하프 소리 같다. "오늘 다윗 고도(古都)에 구세주가 나셨습니다." 이 말을 하면서 천사가 날개를 더 활짝 펴고 기쁨으로 마음이 설레는 것같이 날개를 흔드니 빛나는 금은보석이 비 오듯 쏟아지는 것 같다. 초라한 목장 위에 개선문을 그려 놓는 참다운 무지개이다.

"‥‥그리스도이신 구세주가 나셨어요." 천사는 더 반짝이는 빛으로 빛난다. 이제는 움직이지 않고 하늘을 향하고 있는 그의 두 날개는 청옥색 바다 위에 움직이지 않고 있는 두 폭의 돛과 같고, 타고 있는 두 줄기 불꽃같다.

"‥‥그리스도, 주님!" 천사는 빛나는 그의 날개를 접고, 마치 진주로 지은 옷을 금강석으로 지은 웃옷으로 가리듯이 날개로 몸을 가리고, 가슴을 두 팔로 감싸고 경배하기 위한 것처럼 숙였기 때문에 접힌 날개 윗부분에서 드리워진 그림자 속으로 사라진다. 이제는 대영광송(Gloria) 한번 욀 만한 동안 움직이지 않는 길고 빛나는 형체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천사가 움직인다. 그는 날개를 다시 펴고, 빛이 천국의 것과 같은 미소로 피어나는 얼굴을 들고 말한다. "당신들은 이런 표로 그분을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베들레헴 뒤편에 있는 초라한 외양간에서 당신들은 배내옷에 싸여 짐승들의 구유에 누여 있는 아기를 볼 것입니다. 메시아에게는 다윗 고도에는 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이 말을 하면서 천사는 엄숙해지고 침울해 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하늘에서 그와 비슷한 천사들의 무리가 -아아! 얼마나 굉장한 무리인가!- 내러 온다. 천사들이 환희하며 사닥다리 모양으로 내려와 그들의 낙원의 것과 같은 빛으로 달빛을 보이지 않게 한다 천사들은 예수의 탄생을 알린 천사 둘레에 모여서 날개를 흔들고 향기를 풍기며, 음악적인 화음을 들려주는데, 거기에는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가 모두 모여 있으나, 천천히 낭랑한 목소리들이다. 그림이 빛이 되려는 재료의 노력이라면, 여기서는 아름다운 곡조가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음악의 노력이며, 이 아름다운 곡조를 듣는 것은 천국을 아는 것이다.

거기에서는 모든 것이 사랑으로 조화되는데, 이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나와 지복을 누리는 사람들에게 퍼지고, 그들에게서 하느님께로 돌아와 "저희들은 당신을 사랑합니다!"하고 말하는 것이다.

천사들의 "영광" 노래는 점점 더 번지는 음파로 고요한 들판에 빛과 같이 퍼진다. 새들도 이 빛을 환영하기 위하여 그들의 노래를 합치고 양들도 미리 찾아온 이 태양을 맞이하기 위하여 그들의 울음소리를 곁들인다. 그러나 나는 이미 동굴에서 소와 나귀에 대하여 생각했던 것처럼, 이것은 짐승들이 사람으로서 뿐 아니라 하느님으로서 그들을 사랑하시려고 그들 가운데 오신 그들의 창조주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천사들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동안 노랫소리도 작아지고 빛도 줄어든다‥‥ 목자들은 다시 제정신이 된다.

"들었어?"

"가볼까?"

"짐승들은 어떡하고?"

"뭐! 별일 없을 거야.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게 가세!‥‥"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지?"

"아기가 오늘 났고, 또 베들레헴에게 방을 구하지 못했다고 친사가 말하지 않았어?" 그러자 이번에는 양젖을 준 목자가 말한다. "가세 내가 아네. 나는 이 여자를 보았는데, 불쌍한 생각이 들었네. 나는 이 여자가 방을 얻지 못할 걸로 생각했기 때문에 여자를 위해 어떤 장소를 일러주었어. 그리고 남자에게는 여자에게 먹이라고 양젖을 주었어. 그 여자는 아주 젊고 대단히 아름다워. 우리한테 말한 천사만큼 착할 게 틀림없어. 양젖과 치즈와 어린양과 무두질한 양가죽을 가지러 가세. 그 사람들 틀림없이 매우 가난할 거야, 그런데‥‥내가 감히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아기가 얼마나 추울지 누가 아나! 그리고 내가 아기 어머니에게 하찮은 여인에게 말하는 것처럼 말한 것을 생각하니!‥‥"

그들은 헛간으로 간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어떤 사람은 양젖 그릇을. 어떤 사람은 골풀로 짠 그물에 싼 둥근 치즈를, 어떤 사람은 매애매애 하고 우는 어린양을, 어떤 사람은 마무리를 한 양가죽들을 가지고 나온다.

"나는 한 달 전에 새끼를 낳은 양을 가지고 가네, 요놈 젖이 아주 훌륭하거든, 만일 여자가 젖이 부족하면 양젖이 대단히 유익할지도 몰라, 그 여자는 아주 어려 보였어, 아주 창백하고!‥‥달빛을 받은 재스민 빛깔이었어"하고 양젖을 준 목자가 말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을 인도한다.

그들은 헛간과 울타리 문을 닫은 다음 달빛과 횃불로 길을 밝히며 간다. 그들은 들판의 오솔길로 해서, 겨울이라 잎이 떨어진 가시나무 울타리들 사이로 지나간다. 그들은 베들레헴을 한 바퀴 돌아서 외양간에 이르렀지만, 마리아가 온 길로 해서 오지 않고 반대쪽으로 해서 왔다. 그래서 그들은 더 낫게 정돈된 동굴들 앞을 지나지 않고, 그들이 찾는 피신처를 곧 발견한다. 그들은 구멍으로 가까이 간다.

"들어가!"

"난 못 들어가겠어."

"자네가 들어가게."

"아니."

"들여다보기라도 해."

"천사를 제일 먼저 본 레위, 너는, 그러니까 우리보다 낫다는 표니, 네가 들여다보아라." 정말이지 그들이 처음에는 꼬마를 미치광이로 취급하였으나 지금은 그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을 꼬마가 하니 그들에게 쓸모가 있다.

소년은 망설이다가 결단을 내린다. 그는 피신처로 가까이 가서 겉옷을 조금 젖히다가‥‥황홀해서 딱 멎는다.

"뭣이 보이니?"하고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 걱정스럽게 묻는다.

"아주 젊고 예쁜 여자와 구유에 몸을 숙이고 있는 남자가 보여요. 그리고 소리도 들려요‥‥아기 우는 소리하고 여자가 아기에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요. 아이고 기가 막힌 목소리예요!"

"뭐라고 하니?"

"이렇게 말해요. '내 아기 예수야! 네 엄마의 사랑 예수야! 울지 말아라, 아가! 여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아아! 네게 <아가, 젖 먹어라>하고 말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니! 그렇지만 젖이 아직 안 나온단다! 하고. 또 이렇게 말해요. '내 사랑아, 몹시 춥지! 건초가 찌르지. 네가 이렇게 우는 소리를 들으니 엄마는 얼마나 괴로운지 모르겠다!' 또 이렇게 말해요. '내 어린것아, 자거라! 네 우는 소리를 듣고 네 눈물을 보니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구나.' 여자는 아기에게 입 맞추고 손으로 그 작은 발을 녹여 주고 있어요. 구유에 손을 내리뜨리고 몸을 숙이고 있어요."

"불러라! 네가 거기 있다는 걸 알려라!"

"난 싫어요. 차라리 우리를 인도했고 저 여자를 아는 아저씨가 부르세요."

목자는 입을 벌리고 요란한 한숨만 내고 만다.

요셉이 몸을 돌려 문으로 나온다. "누구요?"

"목자들입니다. 먹을 것과 양털을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구세주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들어들 오시오."

그들이 외양간으로 들어가서 외양간이 횃불로 환해진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젊은이들을 앞으로 민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미소를 보이며 "오세요" 하고 말한다. "오세요!"하고 말하면서 마리아는 손과 미소로 그들을 권유하고, 천사를 본 소년을 잡아 구유 아주 가까이에 있는 자기에게로 끌어당긴다. 그러자 소년은 기뻐하며 들여다본다.

다른 목자들도 요셉의 권유로 선물들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온다. 그리고 짤막한 감격의 말을 하며 선물들을 마리아의 발 앞에 내려놓는다. 그런 다음 가만히 울고 있는 갓난아기를 들여다보며 감격하고 행복해서 미소 짓는다.

그중에서 더 대담한 사람이 말한다.

"아기 어머니, 받으세요, 이건 부드럽고 깨끗합니다. 나는 이걸 오래지 않아 우리 집에서 날 아기를 위해 준비했던 것이지만, 당신께 드립니다. 아드님을 이 양털 속에 누이세요. 부드럽고 따뜻할 겁니다." 그러면서 양가죽 한 장을 바친다. 털이 새하얗고 긴 매우 아름다운 양가죽이다.

마리아는 예수를 들어 올려 양가죽으로 싼다. 마리아가 아기를 목자들에게 보이니, 이들은 땅바닥에 깔린 건초 위에 무릎을 꿇고 황홀해서 쳐다본다.

그들은 더 대담하게 되어, 그중 한 사람이 제안한다. "아기에게 양젖 한 모금이나 더 낫게는 꿀물을 좀 주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꿀이 없어요. 갓난아기들에게는 꿀을 주는 건데. 난 아이가 일곱이나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알지요‥‥."

"여기 양젖이 있어요. 아기 엄마, 받으세요."

"하지만 젖이 찬걸 따뜻한 젖이 있어야 해. 엘리아가 어디 있나? 그 사람이 양을 가지고 있는데"

엘리아가 양젖을 준 사람인 모양인데. 여기에 없다. 그는 밖에 남아서 틈으로 들여다보며 밤의 어둠 속에 숨어 있다.

"누가 이 리로 데려왔어요?"

"천사가 우리에게 가보라고 말했고, 엘리아가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지금 어디 있을까?"

양이 우는 바람에 탄로가 났다.

"이리 오게. 자네를 찾는 중일세."

그는 그중 주목을 많이 받는 바람에 주삣주삣하며 양을 데리고 들어온다.

"당신이요?" 하고 요셉이 그를 알아보고 말한다. 그리고 마리아는 미소를 보내면서 "아저씨 친절하십니다" 하고 말한다.

그들은 양젖을 짠다, 그리고 마리아는 따뜻하고 거품이 이는 양젖에 리넨천 끝을 담가서 아기의 입술을 적시니, 아기는 그 달콤한 크림을 빤다.

그들은 모두가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 입술에 아직 천 귀퉁이를 문 채 예수가 따뜻한 양털 속에서 잠이 들자 한층 더 미소 짓는다.

"그런데 여기 남아 있으면 안 됩니다. 춥고 축축해서요. 그리고 또‥‥이 짐승들 냄새 하고! 안됩니다‥‥또‥‥구세주께 이건 안됩니다."

"알아요. 그렇지만 베들레헴에는 우리가 있을 자리가 없는 걸요" 하고 마리아가 크게 한숨지으며 말한다.

"용기를 내세요. 아기 엄마, 우리가 집을 구해 보겠습니다."

"난 우리 주인아주머니에게 말하겠습니다" 하고 양젖을 준 사람인 엘리아가 말한다. "주인아주머니는 착하거든요. 자기 방을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네들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우리 주인집이 꽉 찼지만 자릴 내줄 겁니다."

"아기를 위해서만이라도 요셉과 저는 아직 땅바닥에 있어도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아기는‥‥"

"아기 엄마, 한숨짓지 말아요. 나는 우리가 들은 말을 많은 사람에게 하겠습니다. 당신들은 부족한 게 없을 겁니다. 지금 당장은 가난한 우리가 드리는 걸 받으세요. 우린 목자들이랍니다‥‥"

"우리도 가난하오" 하고 요셉이 말한다. "그래서 당신들에게 보상을 해줄 수가 없구려."

"아! 우리는 보상을 원치 않습니다. 당신들이 보상을 할 수 있다 해도 우리는 원치 않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벌써 우리를 보상해 주셨습니다. 평화를 주님은 모든 사람에게 약속하셨습니다. 천사들은 '마음이 착한 이들에 게 평화' 하고 말했어요.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평화를 벌써 주셨습니다. 이 아기가 구세주, 그리스도, 주님이라고 천사가 말했거든요. 우리는 가난하고 무식합니다. 하지만 구세주는 평화의 왕일 것이라고 예언자들이 말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사가 우리에게 아기에게 가서 경배하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이 주님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셨습니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또 그분의 그리스도이신 아기에게도 영광! 그리고 아기를 낳은 엄마, 축복받으세요! 당신은 그리스도를 가질 자격이 있었으니 거룩합니다! 여왕과 같이 우리들에게 명령하세요. 우리는 당신을 섬기는 것이 기쁠 테니까요. 당신에게 뭘 해드릴 수 있을까요?"

"내 아들을 사랑하고,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을 위해서는 희망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 아들이 났다는 것을 알릴 만한 친척도 없습니까?"

"예, 있어요. 그렇지만 이 근처에 있지 않고 헤브론에 있습니다."

"내가 거길 가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입니까?" 하고 엘리아가 말한다.

"사제 즈가리야와 사촌언니 엘리사벳입니다."

"즈가리야 님, 아! 그분을 잘 압니다. 여름에는 좋은 풀이 많은 그 산으로 가지요. 그리고 그분의 목자 하고는 친구입니다. 아기 엄마가 정돈이 된 것을 알게 되면 즈가리야 님을 찾아가겠습니다."

"엘리아,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보잘것없는 목자인 내게는 사제에게 가서 '구세주가 나셨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큰 영광입니다."

"아니에요. '사제님의 사촌 나자렛의 마리아가 예수가 났다고, 베들레헴으로 오시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갚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당신들 모두를 기억하겠습니다‥‥."

"아기에게 우리 얘기를 해 주겠습니까?"

"예."

"나는 엘리아입니다."

"저는 레위구요."

"저는 사무엘."

"나는 요나."

"나는 이사악."

"저는 도비아."

"나는 요나타."

"그리고 저는 다니엘입니다."

"저는 스므온이구요."

"제 이름은 요한입니다."

"저는 요셉이고 제 동생은 베냐민입니다. 우리는 쌍둥이지요."

"여러분의 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우리는 가야 합니다‥‥하지만 또 올 겁니다‥‥그리고 경배하라고 다른 사람들도 데 리고 오겠습니다!‥‥"

"아, 아기를 놔두고 어떻게 목장으로 돌아가지?"

"아기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께 영광!"

"아기 옷에 입 맞추게 해 주세요" 하고 레위가 천사와 같이 웃으며 말한다.

마리아는 예수를 살그머니 들고, 건초에 앉아서 리넨천으로 싼 조그만 발을 입 맞추라고 내민다. 수염이 있는 사람들은 먼저 수염을 닦는다. 거의 모두가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떠나야 할 때에는 마음을 구유 곁에 남겨둔 채 뒷걸음질로 나간다‥‥.

내게는 환상이 이렇게 끝난다. 마리아는 아기를 안고 짚 위에 앉아 있고, 요셉은 구유 전에 팔꿈치를 괴고 바라보며 경배한다.

 

*역주 ' 이탈리아의 지중해 근처 도시. 큰 대리석 채석장들이 있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원제 : Il Poema dell' Uomo-Dio)

 

50. "목자들에게는 말씀의 숭배자가 되는 데 요구되는 모든 자질(資質)이 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오늘은 내가 말하겠다. 너는 대단히 피로하였다. 그러나 조금만 더 참아라. 오늘은 성체와 성혈 대축일 전날이니, 성체와 성체 공경의 사도들이 되었던 성인들에 대해서 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성심의 사도가 된 성인들에 대해서 말해 준 것같이, 그러나 다른 것에 대하여, 내 육체의 숭배자들로서 이 육체에 대하여는 그 공경의 선구자들인 사람들의 범주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사람이 된 말씀의 내 육체의 첫 번째 숭배자들인 목자들이다. 나는 언젠가 무죄한 어린이 성인들이 그리스도의 최초의 순교자들이라고 네게 말해 주었고, 내 교회도 그렇게 말한다. 이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겠다.

 

목자들은 하느님의 육체를 맨 처음 숭배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내 육체의 숭배자, 성체적인 영혼이 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질이 있다. 확고한 믿음. 그들은 천사의 말을 빨리 무조건 믿는다.

너그러움. 그들은 재물 전부를 주께 드린다.

겸손. 인간적으로는 자기들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창피를 주지 않는 행위로 조심성 있게 가까이 가서 자기들은 그들의 종이라고 말한다.

소원. 그들 자신이 줄 수 없는 것은 용기 있는 열성으로 빨리 마련해 주려고 애쓴다.

재빠른 순종. 마리아가 즈가리야에게 통지하기를 희망하니, 엘리아는 그리로 간다. 나중으로 미루지 않는다.

끝으로 사랑. 그들은 차마 구유를 떠나지 못한다. 그리고 너는 '그들이 마음은 거기 남겨놓았다'라고 말했지. 제대로 말했다.

그러나 내 성체에 대하여도 이렇게 행동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것은 딴 이야기이다 마는 너만을 위해서 말한다. 천사가 누구에게 먼저 나타나는지, 또 누가 마리아의 애정 넘치는 감정을 느낄 만하게 되었는지 주의하여라. 어린 소년 레위이다. 어린이다운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보이시고, 당신의 신비를 보여 주신다. 그에게는 하느님의 말씀과 마리아의 맡을 듣게 허락하신다. 그리고 어린이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은 레위와 같은 거룩한 대담성을 가지고 '예수의 옷에 입 맞추게 해 주세요'하고 말한다. 그가 이 말을 마리아에게 하는 것은 마리아가 항상 예수를 너희에게 주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성체를 모시고 있는 마리아, 살아 있는 성합인 마리아이기 때문이다.

마리아에게 가는 사람은 나를 만난다. 마리아에게 나를 청하는 사람은 그를 통하여 나를 받는다. 어떤 사람이 내 어머니에게 '어머니의 예수를 사랑하게 예수님을 내게 주십시오'하고 말하면 내 어머니의 미소가 하늘을 더 강하고 명랑한 광채로 빛나게 한다. 그만큼 내 어머니는 그것을 기뻐하신다.

그러므로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여라. '예수님의 옷에 입 맞추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의 상처에 입 맞추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더 과감하게 이렇게 말하여라. '제 머리를 어머니의 예수의 가슴에 얹고 거기서 지복을 얻어내게 하십시오'하고.

"와서 요람에 있는 예수처럼, 예수와 마리아 사이에서 쉬어라."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원제 : Il Poema dell' Uomo-Dio)

 

51. 즈가리야의 방문

 

나는 동방박사들이 예수를 만나고 경배한 긴 방을 본다. 나는 성가정을 맞아들인 인심 좋은 집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즈가리야가 도착하는 것을 본다.

엘리사벳은 즈가리야와 같이 오지 않는다. 집주인 여자는 오는 손님을 맞으러 밖으로 달려 나간다. 주인 여자는 손님을 어떤 낮은 문 가까이로 인도하고는 문을 두드린 다음 조용히 물러간다.

요셉이 문을 열고 즈가리야를 보고는 기쁨의 환성을 올린다. 그는 즈가리야를 복도와 같이 좁은 방으로 들어오게 한다. "마리아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피곤하실 테니 앉으십시오." 그는 손님에게 침대에 자리를 내주고 자기도 그의 곁에 앉는다.

나는 요셉이 어린 요한의 소식을 묻는 것을 듣는다. 즈가리야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 애는 작은 망아지 모양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때문에 좀 고통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애를 데려오려고 하지 않았지요. 날씨가 몹시 차요. 그래서 엘리사벳도 안 왔습니다. 엘리사벳은 그 애를 젖을 먹이지 않은 채 두어둘 수가 없었어요. 그 때문에 대단히 섭섭해하면서도 워낙 날씨가 매서워서!"

"사실 날씨가 대단히 춥습니다" 하고 요셉이 대답한다.

"당신들이 보낸 사람 말에는 아기가 날 적에 집을 구하지 못했다고 하던데. 두 분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누가 알겠어요?"

"예, 정말 고통이 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걱정한 것보다는 고통이 덜했습니다. 우리는 그 때문에 아기가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을 했습니다. 처음 며칠 동안 그곳에 그대로 있어야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목자들이 기쁜 소식을 베들레헴 사람들에게 전했고, 많은 사람이 선물을 가져왔으니까요. 그러나 우리에게는 집이, 제대로 된 방이 없었고, 침대가 없었어요‥‥그래서 사방에서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몹시 울었어요. 나는 불을 좀 피웠습니다. 연기 때문에 아기가 기침을 하고‥‥추위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불을 아주 조금만 피웠지요. 두 짐승이 덥게 해 주는 것은 어림도 없었습니다. 특히 바람이 들이치는 쪽은 더했지요. 더운물이 없어 아기를 씻을 수도 없었고, 갈아 줄 마른 기저귀도 없었습니다. 아아! 아기가 정말 고통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아기가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 괴로워했습니다. 나도 괴로웠습니다‥‥아기 어머니인 마리아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괴로웠겠는지, 형님도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리아는 아기에게 젖과 눈물을, 젖과 사랑을 주었지요‥‥지금 여기서는 형편이 나아졌습니다. 나는 대단히 편한 요람을 만들어 놓았었고, 마리아는 거기에다 부드러운 매트를 깔아 놓았었습니다. 하지만 그 요람은 나자렛에 있습니다! 아! 아기가 거기서 났더라면 형편이 아주 달랐을 것입니다! "

"하지만 그리스도는 베들레헴에 저 나야 했어요. 예언자들이 그렇게 예고했거든요."

마리아가 이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들어온다. 몸 전체에 횐 모직 옷을 입고 있다. 여행할 때와 동굴에서 입었던 짙은 색 옷은 입지 않았다. 마라아는 내가 벌써 다른 때 여러 번 본 것처럼 아주 하얀 옷을 입고 있다. 마리아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고 흰 배내옷에 감싸여 젖을 배불리 먹고 잠든 예수를 안고 있다.

즈가리야는 공손히 일어나서 존경심을 가지고 몸을 굽힌다. 그런 다음 가까이 다가와서 지극히 큰 경의를 표하며 예수를 들여다본다. 그가 몸을 구부리고 있는 것은 더 잘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예수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이다. 마리아가 예수를 즈가리야에게 내주니 즈가리야는 어떻게나 더할 수 없는 흠숭의 표를 보이며 받는지 꼭 성광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 사실 그가 안고 있는 것은 희생제물이다. 벌써 바쳐진 제물, 그것이 사람들에게 사랑과 구속의 양심으로 주어졌을 때에 그 제사가 완성될 제물이다.

즈가리야가 예수를 마리아에게 돌려준다. 모두가 앉고, 즈가리야는 왜 엘리사벳이 오지 못했으며, 그 때문에 얼마나 마음 아파했는지를 마리아에게 다시 말한다. "엘리사뱃은 지난 몇 달 동안 처제의 축복받은 아기에 속옷을 준비했어요. 그것을 가져왔는데 지금 저 아래 마차에 있어요."

그는 일어나 나갔다가 큰 꾸러미 하나와 그보다 작은 다른 꾸러미 하나를 가지고 돌아온다. 요셉이 이내 받은 큰 꾸러미와 다른 꾸러미에서 즈가리야는 선물들을 꺼내는데, 손으로 짠 폭신한 양모 담요 한 장과 내의류와 작은 옷들이다. 둘째 꾸러미에서는 꿀과 아주 하얀 밀가루와 버터와 마리아를 위한 사과, 그리고 엘리사벳이 반죽해서 구운 빵 과자 그밖에 많은 물건을 꺼낸다. 그것들은 어린 마리아에 대하여 감사하는 사촌언니의 어머니 같은 애정을 말해 주는 것이다.

"언니한테 제가 대단히 고마워한다고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형부께도 감사합니다. 언니를 보았으면 참 좋았겠지만 언니가 오지 못한 이유를 이해합니다. 그리고 어린 요한도 아주 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봄에는 보게 될 거요. 우리가 처제네를 보러 올 터이니까."

"나자렛은 대단히 멀어요" 하고 요셉이 말한다.

"나자렛이요? 아니 당신들은 여기 남아 있어야 해요. 메시아는 베들레헴에서 자라야 합니다. 여기는 다윗의 고도이거든요, 지극히 높으신 분이 카이사르의 뜻을 통하여 다윗의 땅, 유다의 거룩한 땅에서 나라고 데려오셨습니다. 왜 나자렛으로 데려갑니까? 당신들은 유다인들이 나자렛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요. 장차 이 아기는 그의 백성의 구세주가 되어야 합니다. 수도 사람들이 그들의 임금이 그들이 업신여기는 지방에서 오기 때문에 그를 업신여겨서는 안 됩니다. 최고법원이 얼마나 반발심이 강하고 세 개의 주요한 특권계급이 얼마나 사람들을 멸시하는지 당신들도 알지요?‥‥그리고 또, 여기 내 곁에 있으면, 당신들을 좀 도을 수 있을 것이고,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물질적인 재산뿐 아니라 정신적인 자질로 이 갓난아기를 돕는 데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기가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내 아들에게 와 같이 그에게도 선생 노릇을 해서 큰 다음에 내게 축복을 주도록 하면 나는 기쁠 것입니다. 우리는 아기의 위대한 운명을 생각해야 하고, 또 이러한 이유를 시합에서 쉽게 이기기 위해서는 모든 강점을 가지고 세상에 나타날 수 있어야 합니다. 아기는 물론 지혜를 가지고 있겠지요. 하지만 사제가 그의 선생 노릇을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까다로운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 교사들에게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그의 전도가 쉬워질 것입니다.

마리아는 요셉을 쳐다보고, 요셉은 마리아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볼그레한 아기의 천진난만한 머리 위로 말없는 질문들이 오간다. 그리고 이 질문들은 슬픈 기색을 띠고 있다. 마리아는 그의 작은 집을 생각하고, 요셉은 그의 일을 생각한다. 며칠 전에는 그들이 모르는 사람들이 었던 곳인 여기에서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는 아기를 위하여 그렇게도 많은 사랑을 가지고 마련하여도 여기에 남겨둔 소중한 물건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마리아가 그 말을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지요? 저희는 모든 것을 거기 남겨두었거든요. 요셉은 내 예수를 위해서 노고와 돈을 아끼지 않고 일을 많이 했어요. 요셉은 낮에는 다른 사람들 일을 하고, 예수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려고 가장 아름다운 나무와 가장 고운 양털과 가장 흰 아마포를 살 만한 돈을 벌려고 밤에도 일을 했습니다. 요셉은 벌통들도 만들었고, 집을 다르게 구성해서 요람이 제 방에 있어서 예수가 장성할 때까지 거기 남아 있게 하고 또 침대를 놓을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끔 미장이 일까지도 했답니다. 예수는 청소년기를 넘길 때까지 저와 같이 있을 것이니까요."

"요셉이 나자렛에 가서 처제네가 거기 남겨둔 것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디에 놓습니까? 형부도 아시지만 우리는 가난해요. 우리는 일과 집 밖에 가진 것이 없어요. 두 가지가 다 있어야 우리는 굶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요. 일은 여기서도 아마‥‥얻을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집 걱정을 해야 될 것입니다. 이 친절한 부인이 언제까지나 우리를 유숙시킬 수는 없어요. 그리고 저는 요셉에게 그가 이미 저를 위해 하기를 동의하는 것 이상으로 희생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어요."

"나야 뭐! 나는 괜찮아요. 나는 마리아의 마음 고통을 생각합니다. 자기 집에서 살지 못하는 마음의 고통을‥‥."

마리아의 눈에는 커다란 눈물 두 방울이 맺힌다.

"나는 그 집이 마리아에게는 거기서 일어난 기적 때문에 천국처럼 소중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말은 별로 안 하지만, 이해는 썩 잘합니다! 이 일 때문이 아니면 나는 고민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을 곱으로 하면 그만입니다. 나는 힘이 세고 젊으니까 지금까지 하던 것을 곱으로 해서 모든 것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일 마리아가 과히 괴로워하지 않고‥‥또 형님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하시면‥‥ 나는‥‥ 좋습니다. 나는 두 분에게 가장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하겠습니다. 그것이 예수에게 유익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확실히 유익할 것입니다. 그것을 생각해 보시오, 그러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입니다."

"메시아가 나자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하고 마리아가 반박한다.

"맞아요. 하지만 적어도 아기가 어른이 되기 전 까지는 유다에서 키우시오. 예언자는 '너 에프라타 베들레헴아, 너에게서 구세주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네가 가장 위대할 것이다' 하고 말했습니다. 예언자는 나자렛에 대해서는 말이 없어요. 그 명칭은 아마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구세주에게 주어졌나 봅니다. 그러나 그의 땅은 이곳입니다."

"사제인 형부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우리는, 우리는 마음 아파하며 형부의 말을 듣고‥‥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슬픕니다!‥‥제가 잉태를 한 그 집을 언제나 보게 되겠습니까?" 마리아는 조용히 운다. 그리고 나는 마리아의 슬픔을 이해한다‥‥암! 이해하고 말고!

- 내 환상은 마리아가 우는 것으로 끝난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원제 : Il Poema dell' Uomo-Dio)

 

52. "요셉은 봉헌된 영혼들도 보호한다"

 

그다음 성모 마리아가 내게 말씀하신다.

"네가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너는 내가 한층 더 심하게 우는 것을 볼 것이다. 지금 당장은 네게 요셉의 성덕을 보여 네 정신을 높이 올려 주겠다. 요셉은 사람이었다. 즉 그의 정신을 위하여 그의 성덕을 제외하고는 다른 은혜를 받은 것은 없었다. 나는 티 없는 여자의 처지에서 하느님의 모든 은혜를 누리고 있었다. 내가 티 없는 여자인 줄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 영혼에는 활동의 자원, 내게 정신적인 힘을 주는 자원이 있었다. 그러나 요셉은 티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요셉은 그의 안에 대단히 둔한 인간성을 지니고 있어서, 그 둔한 인간성을 가지고 끊임없는 노력에 의하여, 완덕에 도달하려는, 그래서 하느님의 뜻에 들려는 의지를 가지기 위하여 그의 모든 능력을 씀으로써 완덕을 향하여 올라가야 했다.

아아! 거룩한 내 남편! 어떤 일에도, 생활의 가장 보잘것없는 일에서까지도 거룩하였다. 그의 천사와 같은 순결로 거룩하였고, 그의 인간적인 성실로 거룩하였으며, 그의 참을성으로, 일에 대한 그의 열의로, 그의 언제나 한결같은 침착성으로, 그의 겸손으로, 모든 것으로 거룩하였다. 그의 거룩함은 이 사건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한 사제가 그에게 '당신이 여기 와서 자리 잡는 것이 좋습니다'하고 말하니. 그는 얼마나 더 큰 피로를 향해 가는지를 알면서도 이렇게 말한다. '나로서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나는 마리아의 마음 고통을 생각합니다. 그것만 아니면. 나를 위해서는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이 일이 예수에게 유익하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예수, 마리아가 그의 천사와 같은 사랑의 대상이다. 내 거룩한 남편은 이 세상에서 다른 것을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았고, 이 사랑에 자기를 종과 같이 완전히 바쳤다.

요셉을 그리스도인의 가정과 근로자들과 많은 부류의 사람들의 수호성인을 삼았다. 그러나 요셉은 임종하는 사람들과 부부와 근로자들의 수호성 인일뿐 아니라, 봉헌된 영혼들의 보호자로도 정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섬기겠다고 봉헌된 사람들 중에,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요셉이 한 것과 같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참아 받으며, 모든 것을 재빠르고 명랑하게, 끊임없이 좋은 기분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데 자기를 봉헌한 사람이 누구이겠느냐?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네게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 또 한 가지, 아니, 두 가지가 있다. 즈가리야는 사제이고, 요셉은 사제가 아니다. 그러나 사제가 아닌 요셉이 그의 정신을 얼마나 사제보다도 더 하늘로 향하고 있는지 보아라. 즈가리야는 인간적으로 생각하고, 성서를 인간적으로 해석하는데,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인간적인 양식에 너무 끌려간다. 그 때문에 벌을 받았다. 그러나 비록 덜 중대하지만 그런 잘못을 또 저지른다. 요한의 탄생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제가 늙었고 제 아내가 석녀인데 어떻게 그렇게 될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지금은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는 그의 길을 평탄하게 하기 위해 이곳에서 자라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훌륭한 사람에게도 남아 있는 그 교오의 뿌리로 자기가 예수에게 유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셉과 같이 예수에게 봉사하는 것으로 유익한 것이 아니라, 예수의 선생 노릇을 해서 유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그의 착한 의향 때문에 즈가리야를 용서하셨다. 그러나 '스승'에게 선생들이 필요했겠느냐?

나는 그에게 예언에서 빛을 보게 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나보다 더 유익하다고 믿고 있어서 그의 해석을 자기 방식에 적응시켰다. 나는 고집해서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고 이것이 너더러 하라고 하는 둘째 고찰이다-그러나 나는 사제를 그의 지식 때문이 아니라 그의 품위 때문에 존경하였다.

사제는 일반적으로 항상 하느님께 비춤을 받는다. '일반적으로'라고 말했다. 참 사제이면 비춤을 받는다. 복장이 사제에게 그의 신성한 성격을 주는 것이 아니고, 영혼이 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참 사제인지를 판단하려면 그의 영혼에서 나오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내 예수가 말한 것과 같이 거룩하게 하거나 타락시키는 것들이 영혼에서 나온다. 어떤 개인의 행동 방식을 전적으로 나타내는 것들이 말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참 사제인 때에는 일반적으로 항상 하느님께 영감을 받는다. 참 사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는, 그들을 위하여 초자연적인 사랑을 가지고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내 아들이 이미 너를 이 구속하는 일에 봉사하게 했으니, 나는 중언부언하지 않겠다. 참 사제의 수효가 늘어나기 위하여 고통당하는 것을 기뻐하여라. 네 경우에는 너를 인도하는 이의 말을 믿고, 그의 조언을 믿고 따라라.

 

순종은 언제나 구함을 받는다. 우리가 받는 조언이 모든 점에 있어서 완전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너는 이것을 보게 된다. 우리는 순종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다행스러웠다. 헤로데가 베들레헴과 그 근방의 아기들을 몰살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탄이 그를 부추겨서 이 밀물과 같은 이 살인 범죄를 확대시키고, 유다인들의 장래 임금을 없애기 위하여 팔레스티나의 모든 권력자들을 부추겨 같은 살인범죄를 짓게 할 수 없었겠느냐?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은 그리스도의 처음 전도 시대에, 즉 기적으로 인해서 대중들의 주의가 환기시켜지고 권력자들의 시선이 그분에게로 끌렸을 때에 일어났을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났더라면, 어떻게 그 먼 나자렛을 떠나 온 팔레스티나를 건너질러, 박해받는 히브리인들을 환대하는 이집트에 갔겠으며, 갓난아기를 데리고 박해가 휘몰아치는 동안에 어떻게 여행을 했겠느냐? 똑같이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베들레헴에서 도망하는 것이 더 쉬웠다. 순종은 항상 구해 준다. 이것을 기억하여라, 그리고 사제에 대한 공경은 언제나 그리스도인다운 공명정대의 표이다.

그들의 사도적 정열을 잃은 사제들은 불행하다! - 이 말은 예수도 하였다. 사제들을 업신여기는 권한이 자기에게 주어졌다고 믿는 사람도 불행하다! 실제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참된 빵을 축성하고 나누어 주는 것은 사제들이다. 비록 그들의 인격이 신성하지 못하더라도 이 접촉이 그들을 신성한 성작과 같이 거룩하게 한다. 거기 대하여는 그들이 하느님 앞에 책임을 진다. 너희들로서는 오직 그들의 품위만을 보고, 그 나머지는 상관하지 말아라. 너희들의 주 예수보다 더 비타협적인 사람이 되지 말아라 예수는 그들의 명령으로 하늘을 떠나서 내려와 그들의 손으로 들려진다. 예수에게서 배워라, 그리고 사제들이 눈이 멀고 귀가 먹었으면, 그들의 영혼이 마비되고 그들의 생각이 병들었으면, 그들이 그들의 사명과 대립하는 죄의 나병에 걸렸으면, 그들이 무덤 속에 있는 라자로들이면, 그들에게 건강과 생명을 다시 주시라고 예수를 불러라.

희생하는 영혼들아, 너희들의 기도와 고통으로 예수를 불러라. 영혼 하나를 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영흔을 천국에 가도록 예정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제의 영혼 하나를 구하는 것은 많은 영혼을 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거룩한 사제는 영혼들을 하느님께로 데려오는 그물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제를 구하는 것, 즉 사제를 거룩하게 하는 것, 사제를 다시 거룩하게 하는 것은 그를 가지고 신비적인 그물을 만드는 것이다. 그 그물에 걸리는 고기 하나하나가 너희들의 영원한 영광에 새로운 빛을 보태 준다.

평안히 가거라."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원제 : Il Poema dell' Uomo-Dio)

 

53. 예수를 성전에서 바침

 

나는 아주 수수한 집에서 한 쌍의 남녀가 길을 떠나는 것을 본다. 바깥에 있는 작은 층계로 매우 나이 어린 어머니가 흰 배내옷을 입힌 아기를 안고 내려온다.

나는 알아본다. 우리 어머니이다. 얼굴이 희고 금발이고 날렵하며, 모든 몸짓이 아주 얌전한 그분이다. 마리아는 흰옷을 입었고, 그위에 엷은 하늘색 겉옷으로 몸을 감쌌다. 머리에 흰 베일을 쓰고, 아기를 매우 조심해서 안고 있다. 층계 밑에서는 요셉이 회색 나귀 곁에서 기다리고 있다. 요셉은 엷은 밤색 옷과 겉옷을 입었다. 그는 마리아를 쳐다보면서 빙그레 웃는다. 마리아가 나귀 가까이 오자 요셉은 고삐를 왼손으로 옮겨 잡고, 마리아를 안장에 더 잘 자리 잡게 하느라고 조용히 자고 있는 아기를 잠시 받아 안는다. 그런 다음 예수를 마리아에게 돌려주고 길을 떠난다. 요셉은 여전히 마리아 곁에서 나귀의 고삐를 잡고 걸으며 짐승이 비틀거리지 않고 똑바로 걸어가도록 살핀다. 마리아는 예수를 품에 안고, 추위가 아기에게 해를 끼칠까 봐 두려워서, 그 위로 겉옷 한 자락을 덮어준다. 두 부부는 별로 말이 없다, 그러나 자주 서로 미소를 보낸다.

모범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길을, 계절이 계절이라 헐벗은 들판을 지나간다. 어떤 다른 길손이 두 부부와 만나기도 하고 마주치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드물다.

그러다가 집들이 나타나고 어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이 나타난다. 두 부부는 어떤 성문으로 해서 들어가서 도시의 틈이 벌어진 포석이 깔린 길을 가기 시작한다. 걸음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 그것은 왕래가 많기 때문에 나귀가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 돌과 벌어진 틈에서 나귀가 줄곧 흔들리는 바람에 마리아와 아기가 편안치 못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길은 평평하지 못하고,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오르막이다. 길은 높은 집들 사이에 좁게 뚫려 있는데, 그 집들의 출입문들도 좁고 낮으며, 거리 쪽으로 창문이 별로 나지 않았다. 위쪽으로는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 옥상 정원에서 저 옥상 정원으로 이렇게 조각조각 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아래쪽 거리에는 고함을 지르고 엇갈리는 사람들, 걸어가거나 나귀를 타거나 짐 실은 나귀들을 몰고 가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고, 거추장스러운 낙타 떼 뒤를 따라가는 다른 사람들도 있다. 한 군데에서는 로마 군대의 순찰대가 말굽 소리와 무기 소리를 요란스럽게 내며 지나가는데, 그들은 대단히 좁고 돌이 많은 길 위에 걸쳐진 홍예문 뒤로 사라진다.

요셉은 왼쪽으로 돌아 더 넓고 더 아름다운 거리로 접어든다. 거리 저 안쪽에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감시구가 뚫린 성벽이 보인다.

마리아는 나귀들의 의지간(依支間) 비슷한 것이 있는 문 곁에서 나귀에서 내린다. "의지간"이라고 말한 것은 헛간 또는 그보다도 지붕이 있는 의지간의 일종으로 밀짚이 깔려 있는 내발 가진 짐승들을 매 놓기 위한 고리 달린 말뚝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셉은 달려온 총각에게 여물을 좀 사 오라고 약간의 돈을 주고, 나귀에게 주려고 한 구석에 있는 불안전한 우물에서 물 한 동이를 긷는다.

그런 다음 마리아에게로 다시 와서, 두 사람은 성전 구내로 들어간다. 그들은 우선 이다음에 예수께서 세게 매질하신 그 사람들이 있는 회랑 쪽으로 간다. 그 사람들은 멧비둘기와 어린양들을 파는 사람들과 환전상들이다. 요셉은 큰 비둘기 두 마리를 산다. 돈은 바꾸지 않는다. 그가 필요한 것을 벌써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셉과 마리아는 모든 문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처럼 여덟 단이 있는 층계로 올라가는 옆문 쪽으로 간다. 이렇게 층계가 있기 때문에 입방체로 된 성전이 주위에 있는 땅 위에 들어 올려져 있는 것이다. 이 문 안에는 커다란 홀이 있는데, 어떻게 생겼는지 짐작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네 도시의 집 큰 대문 안에 있는 홀과 같은데, 더 넓고 장식이 더 잘 되어 있다고 말하겠다. 거기에 좌우에 제단 같은 것, 즉 장방형으로 쌓아 올린 것이 둘 있다. 나는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에 소용되는 것인지를 몰랐다. 몇 센티미터쯤 올린 바깥쪽 전보다 안쪽이 더 낮은 것으로 보아 얕은 수반 같았다.

요셉이 불렀는지 모르겠는데, 사제 한 사람이 달려온다. 마리아가 가엾은 두 마리 비둘기를 바친다. 그들의 운명을 깨닫는 나는 눈을 딴 데로 돌린다. 나는 매우 육중한 큰 대문과 천장과 홀의 장식을 살펴본다. 그렇지만 사제가 마리아에게 물을 뿌리는 것을 슬그머니 본 것 같다. 마리아의 옷에 얼룩이 지지 않는 것을 보면 그것은 틀림없이 물일 것이다. 그런 다음 비둘기와 동시에 돈을 조금 사제에게 주었던(이 말을 하는 것을 잊었었다) 마리아가 요셉과 함께 사제를 따라 엄밀한 의미의 성전으로 들어간다.

나는 사방을 둘러본다. 대단히 장식을 많이 한 곳이다. 종려의 가지들과 장식들과 함께 천사의 머리들을 조각한 것이 기둥과 벽과 천장에 죽 달려있다. 햇빛은 물론 유리는 없고 벽에 비스듬히 설치한 길고 이상하며 좁은 창문으로 들어온다. 비스듬히 설치한 것은 소나기가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 것으로 생각한다.

마리아는 어떤 장소에까지 들어가서는 발을 멈춘다. 마리아에게서 몇 미터 거리에는 또 다른 단이 몇 개 있고, 그 위에는 일종의 제단이 또 있고, 그 너머로 또 다른 구조물이 있다.

나는 성전 안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엄밀한 의미의 성전, 즉 거룩한 곳, 또 그 너머로는 사제 이외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 같은 곳이 있는데 성전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 안에 있는 것임을 알아차린다. 그러니까 내가 성전이라고 생각한 것은 성막이 들어 있는 성전을 세 쪽에서 둘러싸고 있는 담으로 막은 현관에 지나지 않는다. 내 생각을 썩 잘 설명하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건축가도 기사도 아니다.

마리아는 아기를 바친다. 아기는 그 순진한 작은 눈을 두리번거리며, 난 지 며칠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들과 같은 놀란 시선으로 사제를 본다. 사제는 아기를 두 팔로 받아서, 계단 위에 있는 일종의 제단을 향해 서서 성전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팔을 펴서 아기를 쳐든다. 의식이 끝났다. 아기는 어머니에게 다시 돌아오고 사제는 물러간다.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구경꾼들이 있다. 그들 가운데에서 지팡이를 짚고 힘들게 걷는 등이 굽은 작은 노인이 나타난다. 대단히 나이가 많은 것 같다. 80이 넘은 것 같다. 그 노인은 마리아에게 가까이 가서 아기를 잠시 자기에게 달라고 청한다. 마리아는 미소 지으며 그의 청을 들어준다.

노인은 시므온이다. 나는 항상 그가 사제 계급에 속해 있은 것으로 믿었었는데, 반대로, 적어도 그의 옷을 보고 판단하자면 평신도이다. 시므온은 아기를 안고 입 맞춘다. 예수는 갓난아기들이 가지는 것 같은 불확실한 표정으로 노인에게 미소 짓는다. 작은 노인이 동시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눈물이 주름 사이로 스며들면서 그의 얼굴에 구슬로 장식한 것 같은 무의를 놓으며, 예수가 손을 내밀어 붙잡으려고 하는 길고 흰 수염에 떨어지기 때문에 예수는 노인을 신기한 듯이 살펴보는 것 같다. 아기는 예수이다. 그러나 여전히 어린 아기이다. 그래서 그의 앞에서 움직이는 것은 그의 주의를 끌고 물건을 붙잡아서 무엇인지 더 잘 보고자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일으킨다. 마리아와 요셉은 빙그레 웃는다. 그러고 거기 있으면서 아기가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사람들도 미소를 짓는다.

나는 거룩한 노인의 말을 듣고 요셉의 놀란 시선과 마리아의 충격, 그리고 거기 있는 작은 집단의 사람들의 반응을 본다. 어떤 사람들은 노인의 말에 놀라고 충격을 받으며, 어떤 사람들은 픽픽 웃는다. 이렇게 픽픽 웃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수염 난 사람들과 머리를 설레설레 흔드는 최고법원의 거만한 위원들이 있다. 그들은 시므온을 빈정대는 동정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그가 너무 늙어서 망령을 부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시므온이 마리아에게 그의 고통을 예고하자, 마리아의 미소는 더 심한 창백함으로 사라진다. 비록 마리아는 알고 있지만, 이 말은 그의 마음을 꿰뚫는다. 마리아는 격려를 얻으려고 요셉에게 더 가까이 가고 아기를 정열적으로 꼭 껴안는다. 그리고 목마른 사람처럼 안나의 말을 마시다시피 한다. 안나는 여자인 만큼 마리아의 고통을 동정하고, 영원하신 분이 초자연적인 힘을 주셔서 그의 고통의 시간을 완화해 주실 것이라고 약속한다. "아기 엄마, 당신 백성에게 구세주를 주신 분이 당신의 울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틀림없이 그분의 천사를 당신에게 보내실 것입니다. 주님의 도움이 이스라엘의 위대한 여자들을 버리지 않았는데, 당신은 유딧과 야엘보다 훨씬 나은 분입니다. 우리 하느님은 바다와 같은 고통에 저항하도록 지극히 순수한 착한 마음을 당신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여자, 즉 어머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가, 네가 전도할 때 나를 기억해다오."

-내게는 여기서 환상이 끝난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원제 : Il Poema dell' Uomo-Dio)

 

54. 앞의 사건에서 나타나는 교훈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모든 사람에게 알맞은 두 가지 교훈이 네가 묘사한 것에서 나타난다. 첫째 교훈은 이런 것이다. 진리는 의식에 몰두하는, 그것도 건성으로 의식에만 몰두하는 사제에게 드러나지 않고 평신도에게 드러난다.

하느님과 항상 관계를 가지고 있고 하느님에 관계되는 모든 것에 전념하고 육체를 가진 존재에 있어서는 가장 고상한 것에 바쳐진 사제는 그날 아침 성전에 바치러 온 어린아이가 어떤 아이 인지를 즉시 알아차려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알기 위하여는 그가 살아 있는 영을 가져야 하였을 것이다. 죽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적어도 잠들어 있는 영혼을 감싸고 있는 옷만을 입고 있지 않고 말이다. 하느님의 성령은, 만일 원하기만 하면, 천둥 치는 소리를 내서 아무리 폐쇄적인 영이라도 벼락과 지진과 같이 흔들어 놓으실 수 있다. 하느님의 성령은 그렇게 하실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하느님께서 그 모든 위(位)에 있어서, 또 그 행동 방식에 있어서 질서이신 것과 같이 하느님의 성령이 질서의 영이시므로, 그분의 널리 베푸심을 받기에 충분한 공로를 만나는 곳에 퍼지고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 왜냐하면, 이렇게 된다면 이 은총을 받을 사람이 정말 별로 없을 것이고, 너도 그분의 빛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그 널리 베푸심을 끌어당길 만큼 충분한 '착한 뜻'이 있는 곳에 베풀어지기도 하고 말씀도 하신다.

이 착한 뜻을 어떻게 발휘하느냐? 가능한 한 온전히 하느님에게서 오는 생활로, 믿음과 순종과 깨끗함과 사랑과 너그러움과 기도로 발휘한다. 외적인 행동으로 가 아니라 기도로 발휘된다. 행동과 기도 사이에는 밤과 낮 사이보다도 더 큰 차이가 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영의 일치이니, 사람들은 여기서 새로운 힘을 얻고 점점 더 하느님의 것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오게 된다. 외적인 행동은 여러 가지 목적, 그러나 항상 이기적인 목적을 가진 어떤 습관이다. 외부적인 행동은 너희들을 있는 그대로 두든가 게다가 거짓말과 게으름의 죄를 보태 주기까지 한다.

시므온은 이 착한 뜻을 가지고 있었다. 일생 동안 그는 많은 고민과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착한 뜻을 잃지 않았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의 여러 가지 역경도 그가 주께 대하여 주의 약속에 대하여 가진 믿음을 손상시키지도 흔들지도 못하였고 하느님께 점점 더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그의 착한 뜻을 중단시키지도 못하였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충실한 종이 -나의 고난 후 승천 때에 열린 하늘에서 빛나는 하느님의 태양을 다시 보게 될 때까지 - 당신 성령의 빛을 그에게 보내시고 그를 성전 쪽으로 인도하시어 세상에 온 빛 자체를 보게 하셨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라고 복음서는 말한다. 아아! 사람들이 성령께서 얼마나 완전한 벗이신지 알았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어떤 인도자이시고, 어떤 스승이신지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그 사랑을, 그 빛 중의 빛, 그 불의 불, 그 지능, 그 지혜를 사랑하고 그분에게 구원을 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알 필요가 있는 것을 그들이 얼마나 더 잘 배우게 되겠느냐!

마리아야, 보아라. 내 자녀들아, 보아라. 시므온은 '빛을 보기' 전에, 하느님의 약속이 채워진 것을 알기 전에 오랜 일생 동안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는 절대로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희망과 기도에 꾸준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하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는 꾸준하였다. 그래서 사제와 오만하고 눈먼 최고법원의 위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그에게 따뜻한 체온과 미소를 주는 그 어린 아기의 몸에서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 구세주를 '보는' 은혜를 받았다. 그는 아기인 나의 입술을 통하여 그의 정직하고 경건한 일생에 대한 첫 번째 보상인 하느님의 미소를 받았다.

둘째 교훈은 안나의 말이다. 역시 예언자인 안나도 갓난아기인 나를 메시아로 알아본다. 그런데 이것은 그가 예언의 은혜를 가졌으므로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안나가 믿음과 사랑에 이끌려 내 어머니에게 말하는 것을 너도 듣고, 너희들 내 자녀들도 들어라. 그것을 가지고 이 암흑의 때에, 이 빛의 축일에 떨고 있는 너희들의 정신을 위한 빛으로 삼아라.

"구세주를 주신 분에게는 당신의, <당신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하여 천사를 보낼 능력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정신에서 사탄이 이룩한 사업을 없애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주셨다는 것을 생각하여라. 그분이 너희를 괴롭히고 있는 사탄들을 지금 이기실 수 없겠느냐? 그분이 저 사탄들을 쫓아버리고 당신의 그리스도의 평화를 다시 주심으로 너희 눈물을 닦아 주실 수 없겠느냐? 왜 그것을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께 청하지 않느냐? 너희들의 수많은 죄로 인하여 분개하신 하느님의 준엄이 그 앞에서는 미소와 더불어 사그라지는 저항할 수 없는 참된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그렇게 되면 용서가 그 결과인 도움과 너희들이 스스로 원한 피의 홍수에 잠긴 이 땅 위에 꽂히는 무지개인 축복을 가지고 오는 그런 참된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곰곰이 생각들 하여라. 아버지께서는 흥수로 사람들을 벌하신 다음 당신 자신과 족장 노아에겐 이렇게 말씀하신다. '사람은 어려서부터 악한 마음을 품게 마련,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다시는 모든 짐승을 없애버리지 않으리라.' 그리고 당신의 약속을 지키셨다. 그러나 너희들은 '이번에 우리가 살아나면, 당신이 우리를 구해 주시면, 다시는 절대로 전쟁을 하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절대로' 하는 말을 너희들 자신과 하느님께 얼마나 많이 하였으며, 그리고 나서 여전히 오히려 더 무서운 전쟁을 하지 않았느냐? 거짓말쟁이들아, 그리고 주를 존경하지 않고 너희들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들아, 얼마나 많이 그랬느냐 말이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신자 대중이 저항할 수 없는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부르면 또 한 번 너희를 도와주실 것이다.

하느님의 준엄을 아주 강렬하게 존속시키는 사람들의 무리와 대등하기에는 너무나 수효가 적은 너희들 모두, 그래도 너희들은 머리 위에 매달려서 시시각각으로 더 커지는 현시대의 무서운 위협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계속 충성스러워라. 너희들의 극도의 불안을 하느님 앞에 갖다 놓아라. 하느님께서는 구세주를 세상에 보내신 것과 같이 당신의 천사를 너희들에게 보내실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십자가와 일치하여 있어라. 십자가는 항상 마귀의 계략을 이겼다. 다른 방법으로는 잡을 수 없는 마음들을 사람들의 사나움과 생활의 우울함으로 절망, 즉 하느님과의 분리로 기울어지게 하려고 애쓰는 마귀의 계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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