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공생활 첫째 해 (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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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 공생활 첫째 해 (51~55)

by mrsoojak 2021. 12. 29.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책

 

51. 예수께서 물고기 성문에서 병사 알렉산드르와 말씀하신다

 

또 새벽이다. 또 아직 닫혀 있는 물고기 성문 근처에 나귀들이 줄을 이어 밀려든다. 그리고 또 예수께서 시몬과 요한과 같이 계시다. 장사꾼들이 예수를 알아보고 주위로 모여든다. 지키는 병사 한 명도 성문을 열 때 예수를 보고 달려온다. 그리고 인사를 한다. "갈릴래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 흥분한 사람들에게 소란을 좀 덜 떨라고 말씀하십시오. 저 사람들은 우리를 원망하지만, 저 사람들은 우리를 저주하고 우리말을 듣지 않는 일밖에 안 합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그들에게는 종교행위라고 말합니다. 불복종에 근거를 두고 있으면, 그들이 가진 종교가 어떤 것입니까?"

"병사, 이들을 이해하시오. 이 사람들은 집에 자기들보다 더 강한 달갑지 않은 손님을 들인 사람들과 같소. 그리고 혀와 말대꾸로나 분풀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오."

"그렇긴 하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의무를 다해야 하고 그래서 벌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점점 더 달갑지 않은 손님이 됩니다."

"당신 말이 맞소. 당신은 당신 의무를 해야 하오. 그러나 그것을 항상 인정을 가지고 행하시오. 항상 이렇게 생각하시오. '만일 내가 저들의 입장이라면 나는 어떻게 하겠느냐?' 하고. 그러면 당신들에게 굴복한 사람들에 대하여 많은 동정을 가지게 될 거요."

"선생님 말씀을 듣는 것은 기분이 좋습니다. 선생님 편에서는 업신여김이 없고 거만함이 없습니다. 다른 팔레스티나 사람들은 우리 뒤에서 침을 뱉고 우리를 욕하고 업신여기는 태도를 보입니다‥‥그렇지 않으면 여자 때문에나 우리가 물건을 살 때 양심껏 바가지를 씌우고요. 이 경우에는 로마의 금이 업신여김을 받지 않지요."

"여보시오, 병사, 사람은 언제나 사람이오."

"그렇지요, 그리고 매춘부보다도 더 속이기를 잘하고요. 그렇지만 우리를 노리는 뱀 같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우리도 집과 어머니와 아내와 아이들이 있고, 또 목숨에 대해서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요. 만일 각자가 그것을 기억하면 증오가 없어질 것이요. 당신은 '그들의 종교가 어떤 것이냐'라고 말했지요. 당신에게 대답하겠소. 첫째 계명이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되어 있는 종교라고. 비록 적국이라 하더라도 법률은 지키라고 가르치는 종교요.

이스라엘의 내 형제 여러분, 내 말을 들으시오. 하느님의 허락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민족의 가장 큰 불행인 외국인의 지배까지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 민족이 솔직하게 자문(自問)하면, 거의 언제나 하느님께 반대되는 그의 생활 태도로 그것을 스스로 원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언자들을 기억하시오. 그들이 얼마나 여러 번 말했습니까! 그들이 정복은 배은망덕하는 이들의 어깨를 찍어 누르는 벌이고, 벌하는 채찍이라는 것을 얼마나 여러 번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사실을 가지고 증명했습니까! 정복을 당하지 않는 방법을 얼마나 여러 번 가르쳤습니까! 그것은 주님께로 돌아오는 일입니다. 상처를 낫게 하고 눈물을 씻어주고 사슬을 끊어 주는 것은 반란도 아니고 전쟁도 아니고, 의인들의 생활입니다.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개입하십니다. 그런데 천사들의 군대가 선인들을 위하여 싸울 때 그 광채에 대하여 무기와 군대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맞았습니까? 그러면 하느님의 아들들인 우리가 우리의 생활 태도로 다시는 맞지 않을 자격을 얻도록 합시다. 자꾸 죄를 새로 지어서 여러분의 사슬을 고정시키지 마시오. 이교도들이 여러분의 생활 태도를 보고 여러분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믿거나 자기들보다도 더 신앙이 없다고 생각하게 하지 마시오. 여러분은 바로 하느님에게서 율법을 받은 국민입니다. 그러니 율법을 지키시오. 여러분의 지배자들이 여러분의 속박 앞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몸을 굽히게 하시오. '이 사람들이 우리에게 굴복했다. 그러나 우리보다 더 위대하다. 그 위대함은 수효나 돈이나 무기나 힘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그들의 애착에서 오는 것이다. 이들에게서는 완전하고 거룩하고 능력 있는 하느님의 부성(父性)이 빛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참다운 신성(神性)의 표이다. 이 신성은 그분의 아들들을 통하여 찬란히 빛나고 있다'라고 말입니다. 그들이 이 문제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하고 오류를 버리고 참 하느님의 진리에 이르게 하시오. 하느님의 백성 모든 사람이, 가장 가난하고 가장 무식한 사람까지도 이방인에게는 선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의 생활 태도와 거룩한 생활의 행동을 이교도들에게 하느님을 알리는 방식은 로 선생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자, 가보시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유다가 늦는군요, 목자들도 그렇고요" 하고 시몬이 지적한다.

"갈릴래아 선생님, 누구를 기다리십니까?"

하고 연설을 주의 깊게 들은 병사가 묻는다.

"친구들을 기다리오."

"입구에 그늘 있는 데로 오세요. 해가 이른 아침부터 무섭게 내리쬡니다. 시내로 가십니까?"

"아니오, 갈릴래아로 돌아가오."

"걸어서요?"

"나는 가난하니까 걸어서 가오."

"부인이 있습니까?"

"어머니가 계시오."

"저두 그렇습니다. 이리 오십시오‥‥우리에게 대해서 다른 시림들이 보이는 것과 같은 경멸감을 갖지 않으시다면."

"내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죄밖에 없소."

병사는 감탄하고 생각에 잠긴 채 예수를 쳐다본다. "선생님하고라면 우리가 개입해야 할 일이 결코 없겠습니다. 검이 선생님 머리 위에 들려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선생님은 점잖으십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예수께서 출입구의 그늘진 곳에 계시고, 요한은 시내 쪽을 바라보고 있다.

시몬은 사격용 발판 노릇을 하는 돌에 앉아 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예수요."

"아! 선생님이 병자들에게도 기적을 행하시는 분이시군요?! 나는 선생님을 그저 마술사인 줄만 알았었는데요. ‥‥우리도 마술사가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좋은 마술 사시군요, 왜냐하면 어떤 마술사들은‥‥ 그러나 우리 마술사들은 병자들을 고치지는 못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하십니까?"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고 말씀을 안 하신다.

"주문을 외십니까? 죽은 사람의 골수로 만든 고약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렇잖으면 뱀을 말려서 빻은 가루나 왕뱀들의 소굴에서 가져온 요술 돌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런 것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소. 나는 내 능력만 가지고 있을 뿐이오."

"그러면 선생님은 정말 성인이십니다. 우리도 장점(腸點)을 치는 승려들과 베스타(Vesta)의 여사제들이 있고‥‥ 그중의 어떤 사람들은 경탄할 만한 일을 하는데‥‥ 그 사람들은 가장 거룩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믿으십니까? 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쁩니다."

"그러면 왜 그들을 숭배합니까?"

"그것은‥‥ 그것은 로마의 종교이니까요. 그런데 만일 국민이 그 국가의 종교를 존중하지 않으면 어떻게 케사를 존경하고 조국과 또, 또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존경할 수 있습니까?"

예수께서는 병사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시며 말씀하신다. "참말이지 당신은 정의의 길에 많이 앞서 있소. 병사, 그대로 계속하시오. 그러면 당신의 영혼이 비록 그것이 무엇이라고 이름을 붙여 주지는 못하지마는 그래도 자기 안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그것을 알게 될 거요."

"영혼이라니, 그게 무엇입니까?"

"당신이 죽으면 어디로 가겠소?"

"그건 모르겠는데요. 만일 제가 영웅으로 죽으면 영웅들의 화장대로 갈 것이고‥‥ 만일 아무것도 아닌 보잘것없는 늙은이로 죽으면 제 보잘것없는 집이나 어떤 길가에서 썩겠지요."

"그것은 육체 이야기이고, 그러나 영혼은 어디로 갈 거요?"

"모든 사람이 영혼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비범한 일생을 보낸 다음에 주피터가 극락에 보내기로 정했거나, 로물루스를 그렇게 한 것처럼 올림푸스산으로 데려가거나 하는 사람들만이 영혼을 가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영혼을 가지고 있소. 그리고 이것이 사람을 동물과 구별 짓는 것이오. 당신은 말이나 새나 물고기와 비슷했으면 좋겠소? 죽은 다음에는 썩은 물건에 지나지 않을 육체만이 되었으면 좋겠느냐 말이오."

"아! 아닙니다. 저는 사람이고 또 사람인 것이 더 좋습니다."

"자, 그러니까 당신을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은 영혼이란 말이오. 영혼이 없으면 당신은 말을 할 줄 아는 동물 이외에 아무것도 아닐 것이오."

"그러면 영혼은 어디에 있습니까? 어떻게 생겼고요?"

"영혼은 물질로 되어 있지 않소. 그러나 있기는 하오. 당신 안에 있소. 영혼은 세상을 창조하신 분에게서 오고, 육체가 죽은 다음에는 그분께로 돌아가오."

"선생님의 말씀대로라면 이스라엘의 하느님에게서 온단 말이지요."

"오직 한 분뿐이시고 영원하시며 우주의 가장 높으신 주님이시고 창조주이신 하느님이요."

"그러면 저같이 보잘것없는 병사도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영혼이 있단 말씀입니까?"

"그렇소, 보잘 것 없는 병사까지도. 그리고 그 영혼이 항상 착했으면 하느님을 친구로 모실 것이고, 악했으면 하느님께 벌을 받을 것입니다."

"선생님, 유다가 목자들과 여자들과 같이 옵니다. 제가 제대로 본다면, 저 사람은 어제의 그 처녀입니다" 하고 요한이 말한다.

"병사, 나는 가오, 착하게 사시오."

"다시는 선생님을 뵐 수 없겠습니까? 더 알고 싶은데요‥‥."

"나는 9월까지 갈릴래아에 머무르겠소. 올 수 있으면 오시오. 가파르나움이나 나자렛에서는 누구나 다 내게 대해 가르쳐줄 거요. 가파르나움에서는 시몬 베드로를 찾고, 나자렛에서는 요셉의 마리아를 찾으시오. 그분이 내 어머니요. 오시오. 참 하느님에 대해 말해 주겠소."

"시몬 베드로‥‥ 요셉의 마리아‥‥ 갈 수 있으면 가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여기 다시 오시면 알렉산드르를 기억하십시오. 저는 예루살렘 백인대(隊) 소속입니다."

유다와 목자들이 현관에 도착하였다.

"당신들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다른 말을 더 하시려고 하신다. 그러나 마르기는 하였지만 미소를 짓는 아주 어린 처녀가 무리를 헤치고 와서 예수의 발 앞에 엎드리며 말한다. "선생님이시며 구세주 어른, 제게도 축복을 주십시오, 그리고 선생님께도 입맞춤을!" 그러면서 예수의 양손에 입맞춤을 한다.

"가서 행복하고 착하게 살아라. 착한 처녀로 살고, 그다음에는 착한 아내, 착한 어머니가 되어라. 이다음에 낳을 네 아이들에게 내 이름과 내 가르침을 일러주어라. 너와 네 어머니에게 평화가 있기를 바란다. 하느님의 벗인 모든 사람에게 평화가 있기를. 알렉산드르, 당신에게도 평화가 있기를."

예수께서는 떠나가신다.

"저희는 늦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여자들 때문에 늦어졌습니다" 하고 유다가 설명한다. "이 여자들이 겟세마니에 있었는데, 선생님을 뵙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과 같이 길을 걸으려고 따로따로 겟세마니아에 갔었는데, 선생님은 벌써 떠나셨고, 선생님 대신 이 여자들만 만났습니다. 이 여자들을 두고 떠나려고 했지만‥‥ 파리보다도 더 귀찮게 졸랐습니다.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했습니다‥‥어린 처녀를 고쳐 주셨습니까?"

"그렇다."

"그리고 로마인에게 말씀하셨습니까?"

"그렇다, 그 사람은 마음이 성실한 사람이다. 그는 진리를 찾고 있다‥‥."

유다가 한숨을 쉰다.

"유다야, 왜 한숨을 쉬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신다.

"제가 한숨을 쉬는 것은‥‥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 우리 동족이었으면 하고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오히려 진리를 피하거나 무시하거나 무관심하게 있거나 합니다. 저는 낙심했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는 여기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자로서는 제가 아무 일도 성공하지 못하니까요."

"그러면 너는 내가 많은 성공을 거두는 줄로 생각하느냐? 유다야, 낙담하지 말아라. 그것은 사도직의 싸움이다. 그리고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많다. 그러나 여기서는 패배이지만, 하늘에서 언제나 승리이다. 아버지께서는 비록 네 착한 뜻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 착한 뜻을 보시고, 마찬가지로 네게 축복하신다."

"아이고! 선생님은 친절하십니다" 하고 유다는 예수의 손에 입맞춤을 한다. "그렇지만 저도 언젠가 착하게 되겠습니까?"

"네가 원하면 그렇게 된다."

"저는 요사이 착했었다고 생각합니다‥‥착하게 되려고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욕망이 많기 때문입니다‥‥그러나 항상 선생님을 생각하며 착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러면 꾸준히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나를 대단히 기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들은 어떤 소식을 가져왔소?" 하고 목자들에게 물으신다.

"엘리야가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양식도 조금 보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잊지 말아 주십사고 말했습니다."

"오! 나는 내 친구들을 마음속에 지니고 있어요! 저 녹음 우거진 작은 마을까지 갑시다. 그리고 오늘 저녁 다시 길을 떠납시다. 나는 당신들과 같이 있는 것이 기쁘고, 어머니를 찾아가는 것이 기쁘고, 성실한 사람에게 진리에 대하여 말한 것이 기쁘오. 그렇소, 나는 기쁘오. 만일 당신들이 내 사명을 다하는 것과 사람들의 마음이 내 사명 쪽으로, 즉 아버지께로 오는 것을 보는 것이 내게 있어서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면, 정말이지 당신들은 정신으로 나를 점점 더 따르게 될 것이오!‥‥"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52. 드고아 근처에서 예수와 이사악. 에스드렐로으로 출발하다

 

"그런데 선생님께 말씀드리지만 제일 착한 사람들은 소박한 사람들입니다. 제가 상대한 사람들은 멸시와 무관심밖에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오! 유다의 하층민들!" 이사악이 예수께 말씀드린다. 모두가 강가 풀 위에 모여 있다. 이사악이 보고를 하는 것 같다.

유다가 끼어든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목자의 이름을 부른다. "이사악, 나도 당신과 같이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시간과 믿음을 잃었습니다. 나는 포기해요."

"나는 포기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 때문에 괴로워요. 나는 선생님이 중지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시면 단념하지 않겠어요. 나는 진리에 충실하기 위해 고통을 당하는 데에 여러 해 전부터 습관이 돼 있어요. 나는 권력자들의 뜻에 맞기 위해서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요. 그리고 예수님, 그 사람들이 제 초라한 불구자의 집에 얼마나 여러 번 찾아와서 제가 거짓말을 했다고, 예수님이 갓난아기로 태어나신 구세주가 아니라고 말하면 저를 구제해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아이고! 그건 틀림없이 거짓 약속이었습니다만- 저를 조롱했는지 아십니까? 그렇지만 저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제 기쁨을 포기하는 것이고, 제 오직 하나인 바람을 죽이는 것이고 주님을 배척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주님인 선생님을 배척하다니! 어두운 제 비참 속에서 저는 항상 별이 총총한 하늘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고아로서의 제 인생의 유일한 기쁨인 제 어머니의 얼굴과 제 아내가 되지는 못했지만 제가 죽음을 넘어 사랑을 간직한 신붓감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두 개의 작은 별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대단히 깨끗한 달과 같은 더 큰 별 둘이 있었습니다. 그 두 별은 갓난아기와 보잘것없는 저희들 목동에게 미소를 보내는 요셉과 마리아였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의 하늘 한가운데에는 선생님의 순결하고 사랑스럽고 거룩하고 또 거룩한 얼굴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것인 이 하늘을 물리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존재할 수 있는 중에서 가장 깨끗한 그 하늘의 빛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축복받은 제 추억인 갓난 예수 아기를 물리치느니 보다 차라리 많은 고통 가운데에서 제 목숨을 버렸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사악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미소 지으신다.

유다가 또 말한다. "그러면 당신은 계속하겠다는 겁니까?"

"나는 오늘 계속하고 내일 계속하고 또 언제까지나 계속할 거요. 누군가가 오겠지요."

"그 일이 얼마 동안이나 계속될 것입니까?"

"모르지요. 그렇지만 그것만은 분명합니다. 앞쪽도 바라보지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그날그날 일하는 거지요.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 성공했으면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말하고, 그렇지 못했으면 '내일은 하느님께서 도움을 주실 것을 바라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현명하군요."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내가 병 중에서 하던 일을 내가 받은 사명 중에서도 하는 것입니다. 거의 30년 동안의 불구, 이건 짧은 시간이 아니오."

"그야 그렇지요! 나는 아직 나 기도 전에 당신은 벌써 불구가 되었으니."

"나는 불구였지요. 그렇지만 나는 그 세월을 세어보지 않았어요. 나는 '니산(Nisan) 달이 돌아왔는데도 나는 장미꽃들과 같이 다시 꽃이 피지 못하는구나. 다시 티쉬리(Tisri)달이 되었는데 나는 아직 쇠약한 채로 있구나' 하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요. 나는 그저 나 자신과 좋은 사람들에게 그분에 대한 말을 하면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어요. 언젠가 어린아이들이었던 사람들이 혼인잔치 때와 그들의 아기 났을 때 맛있는 음식을 가져오기 때문에 나는 세월이 가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제 뒤를 돌아본다면, 늙은 내가 다시 젊어진 지금 과거에서 무엇을 보게 됩니까?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그건 다 지난 일입니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하늘에는 이사악, 너를 위해 '모든 것이'있고 그 모든 것이 너를 기다린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모두를 향하여 말씀하신다. "그렇게 해야 한다. 나도 그렇게 한다. 즉 단행하는 것이다. 지겨워하지 않고 무기력도 인간의 교만의 뿌리이다. 서두르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왜 느린 것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지느냐? 그것은 교만이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내게 거절해? 나를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 이것은 하느님의 사도에 대해 결례하는 것이다' 하고. 그렇지 않다 이 세상 만물을 바라보고 그것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생각하여라. 사람의 발달을 생각하고 그 기원을 생각하여라. 우리가 있는 이 시간을 생각하고, 그보다 먼저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갔는지 계산해 보아라. 창조된 세상은 조용한 창조의 결과이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렇게나 우주를 만드신 것이 아니다. 그분은 단계적으로 진행하셨다. 현재의 인간은 참을성 있는 진보의 결과이고, 지식과 능력이 점점 더 진보할 것이다. 그런데 그 지식과 능력은 사람들의 뜻에 따라서 거룩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하루아침에 유식하게 되지 않았다. 낙원에서 쫓겨난 첫째 조상들은 모든 것을 천천히 점진적으로 배워야 했다. 가장 간단한 것까지도 배워야 했다. 어떻게 밀알이 가루가 되고 반죽이 되고 익혀지면 맛이 더 좋은지 따위. 짐승들의 털을 보고 옷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배워야 했고, 새둥지를 관찰하고 잠자리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배워야 했다. 본능의 충동을 받은 짐승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하면서 풀과 물을 가지고 치료하는 것을 배워야 했다. 별들을 관측하고 말들을 길들여서 사막과 바다를 건너 여행하는 것을 배우고, 강물 위에 떠 내려가는 호두껍질이 가르쳐주는 작은 배의 균형을 배워야 했다. 성공하기 전에는 실패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성공이 오고, 또 그 성공을 지나친다. 그렇다고 사람이 더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선보다는 악에 더 능란해지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는 할 것이다. 구속은 참을성의 일이 아니냐? 수많은 세월 이전에, 아니 시간의 한계 그 이전부터 결정되었는데도, 오랜 세월 이 준비한 시간이 지금에야 온 것이다. 모든 것이 참을성의 문제이다. 그런데 왜 초조해하냐?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드실 수 있지 않았느냐? 하느님 손에서 나온 이성을 가진 사람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알 수 있지 않았느냐? 나는 또 긴 세월이 시작될 때에 올 수가 있지 않았느냐? 모든 것이 그렇게 될 수 있기는 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갑작스러워서는 안 된다. 아무것도. 폭력은 언제나 질서와 반대된다. 하느님과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은 질서이다. 하느님보다 낫게 되겠다는 야심을 가지지 말아라."

"그러면 선생님은 언제 알려지시겠습니까?"

"누구에게 말이냐, 유다야?"

"그야 세상에 말이지요!"

"결코."

"결코 알려지지 않으신다고요? 하지만 선생님은 구세주가 아니십니까?"

"나는 구세주이다. 그러나 세상은 구원을 받기를 원치 않는다. 세상은 천에 하나의 비율로 나를 알고자 할 것이고, 또 만에 하나의 비율로 실제로 나를 따를 것이다. 이것마저도 과장해서 말하는 것이다. 나는 내 친구들에게조차 알려지지 않을 터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선생님과 가까운 친구라면 선생님을 알 것입니다."

"그렇다, 유다야. 그들은 나 예수에 대하여 이스라엘 사람 예수로는 알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누구라는 것은 알지 못할 것이다. 잘들 들어두어라. 나는 내 모든 친구에게 알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안다는 것은 성실하게 덕을 가지고 사랑한다는 뜻이다.‥‥그런데 나를 알지 못할 어떤 사람이 있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장차 당신이 배반당하실 것을 미리 말씀하실 때에 항상 하시는 낙담한 체념의 몸짓을 하신다. 손을 펴서 손바닥이 바깥쪽으로 보이게 드신 채로, 사람도 하늘도 보지 않으시고 다만 배반당한 사람으로서의 당신의 미래의 운명만을 바라보시는 고민하는 얼굴을 하고 계시다.

"선생님, 그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하고 요한이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희들은 선생님을 점점 더 잘 알기 위해서 선생님을 따릅니다" 하고 시몬이 말하고 시몬과 같이 목자들도 말한다.

"저희들은 선생님을 아내와 같이 따르고, 선생님은 아내보다도 저희들에게 더 소중하십니다. 저희는 선생님을 아내보다도 더 소중히 여깁니다. 아이고!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들은 벌써 선생님을 하도 잘 알아서 선생님을 못 알아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그러면서 유다는 이사악을 가리킨다) 선생님의 갓난아기 때의 추억을 배반하는 것이 그에게는 목숨을 잃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그때에 갓난아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어른으로서의 선생님, 스승으로서의 선생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선생님의 하시는 일을 봅니다. 선생님과의 접촉, 선생님의 숨결, 선생님의 입맞춤은 끊임없는 축성이고 끊임없는 정화(淨化)입니다. 선생님의 친한 친구가 되고 나서는 오직 사탄 같은 사람이나 선생님을 배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다야,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될 것이다."

"그자에게 불행이 있으라! 저는 그에게 재판관이 되겠습니다."

"아니다, 재판을 하는 것은 아버지께 맡겨드려라. 너는 그의 구세주가 되어라, 사탄에게로 가는 그 영혼의 구세주가 되란 말이다. 그건 그렇고 이사악과 작별하자. 저녁이 되었다. 충실한 종인 네게 축복한다. 너는 이제 베다니아의 라자로가 우리 친구이고 내 벗들을 도와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지. 나는 가지만, 너는 남아서 유다의 메마른 땅을 경작하여라. 그런 다음 내가 오마. 필요한 경우에는 나를 어디에서 만날 수 있는지 알지. 내 평화가 너와같이 있기를 바란다. " 그러시면서 예수께서는 당신 제자에게 축복하시고 그에게 입맞춤하신다.

 

53. 예수께서 에스드렐론 평야로 목자 요나를 찾아가신다

 

온통 그루터기로 뒤덮이고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요란한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밭들 사이 작은 오솔길로 예수께서는 옆에 레위와 요한을 데리고 걸어가신다. 그 뒤에는 요셉과 유다와 시몬이 한 무리를 이루고 있다.

밤이다. 그러나 서늘한 기운이 조금도 없다. 땅은 낮에 있었던 화재가 꺼진 뒤에도 계속 타고 있는 불과 같다. 이슬은 바싹 마른 이 땅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밭고랑과 갈라진 땅에서 풍겨 나오는 열이 얼마나 심한지 이슬이 지면에 닿기 전에 증발하는 것 같다. 모두 지치고 땀을 흘리며 말이 없다. 그러나 예수께서 미소 지으시는 것이 보인다. 다 져가는 달이 서쪽 하늘 끝에 겨우 보일 뿐이지만 밤은 밝다.

"그가 여기 있을 것 같아요?" 하고 예수께서 레위에게 물으신다.

"틀림없이 여기 있을 것입니다. 이 계절에는 곡식 거두어들이는 일은 다 끝났고, 과일 따는 일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농부들은 도둑맞지 않도록 포도밭과 사과밭을 지키는 일이 바쁘기 때문에 여기서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더구나 주인들이 요나의 주인같이 꽤 까다로운 사람일 때에는 더 그러합니다. 사마리아가 여기서 가깝습니다. 그래서 배교자들이 할 수만 있으면‥‥아이고! 그자들은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의 물건을 즐겨 약탈해 갑니다. 그들은 그 일이 있은 다음에는 하인들이 몽둥이로 매를 맞는다는 것을 모릅니까? 그야 알지요. 하지만 그자들은 우리를 미워합니다. 이렇습니다."

"레위, 원한을 품지 마시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원한은 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자들의 잘못으로 요나가 5년 전에 얼마나 학대를 받았는지 보시게 될 것입니다. 그때부터 요나는 밤을 새워 보초를 섭니다. 태형은 잔인한 형벌이니까요‥‥."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습니까?"

"아니올시다 선생님, 이 황량한 땅이 끝나고 어두운 반점이 있는 저곳을 보십시오. 거기가 냉혹한 바리사이파 사람인 도라의 사과밭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요나가 알아보게 선생님보다 먼저 가겠습니다."

"가시오."

"그런데 주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전부가 그렇습니까?" 하고 요한이 묻는다. "아이고! 저는 그 사람들 밑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 배가 더 좋습니다."

"네가 더 좋아하는 것이 배냐?" 하고 예수께서 반쯤 정색을 하고 물으신다.

"아닙니다, 선생님이십니다! 배는 이 세상에 있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던 때의 일입니다" 하고 요한은 열렬히 대답한다.

예수께서는 그의 격렬함을 보시고 웃으신다. "너는 이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단 말이냐? 그렇다면 네 아버지가 네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네가 어떻게 태어났겠느냐?" 하고 예수께서 농담을 하시려는 것처럼 물으신다.

"그 사랑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저는 그 사랑에 마음이 끌리지는 않습니다.

선생님이 제 사랑이십니다. 선생님이 이 세상에서 보잘것없는 요한에게 사랑이 되십니다."

예수께서는 요한을 껴안으시며 말씀하신다. "나는 네가 그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사랑은 사랑을 갈망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사랑의 갈망에 대하여 눈에 띄지도 않는 물방울이나 주고 또 계속 그런 것이나 줄 것이다. 그 물방울들은 하도 하찮은 것이어서 하늘에서 내려오다가 여름의 불볕으로 공기 중에서 증발해 버리는 물방울들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의 사랑의 물방울도 너무나 많은 것에 대한 열에 녹아서 공중에서 사라져 버린다. 마음은 그것들을 또 만들어낼 것이다‥‥그러나 이해관계, 동물적인 사랑, 사업, 탐욕 따위 또 그밖에 많은 인간적인 사물이 그것들을 증발시킨다. 그러면 무엇이 예수에게로 올라오겠느냐? 오! 올라오는 것이 정말 별로 없을 것이다! 인간의 심장의 모든 고동에서 남은 것, 그것에서 아직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그리고 필요가 느껴질 때에 청하고 청하고 또 청하기 위한 타산적인 마음의 설렘이나 올라올 것이다. 순전히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은 요한 같은 극히 적은 수의 사람이나 가지는 특성일 것이다‥‥제철이 아닌 때에 팬 이삭을 보아라. 그것은 아마 추수할 때에 떨어진 밀알일 것이다. 그 밀알이 싹이 터서 태양과 가뭄을 이겨내고 자라서 이삭이 팰 수 있었다‥‥보아라. 이삭이 벌써 생겼다. 아무것도 없는 이 들판에 살아 있는 것은 저 이삭밖에 없다. 얼마 안 있으면 여문 밀알들이 그것들을 밀대에 붙잡아 매 두는 반들반들한 껍질을 쪼개고 땅에 떨어져서 새들을 위한 자선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 대신에 백을 주면서 다시 돋아나, 겨울에 밭을 갈기 전에 또다시 여물어서 벌써 더 음산한 계절의 허기에 시달리는 한떼의 새들을 배불리 먹여줄 것이다‥‥요한아, 한 알의 용감한 밀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알겠느냐? 나를 진정한 사랑으로 사랑하는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이러할 것이다. 단 한 사람이 그 많은 사람의 허기를 넉넉히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다. 단 한 사람이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다가 지금은 소름 끼치는 것이 있는 지역을 아름답게 할 것이다. 단 한 사람이 죽음이 있던 곳에 생명이 나타나게 할 것이고, 굶주린 사람들이 그에게로 올 것이다. 그들은 그 오직 한 사람의 힘든 사랑의 낟알을 먹을 것이다. 그리고는 이기주의적이고 정신이 산만한 그들은 다른 곳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도 그 낟알은 그들의 피와 그들의 정신에 생명을 가지고 있는 싹을 내려놓을 것이고‥‥ 그래서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그리고 이사악이 말한 것과 같이, 오늘, 내일, 그리고 또 모레 사랑에 대한 지식이 그들의 마음속에서 발전할 것이다. 밀대는 알이 빠져나가서 이제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시들은 밀짚 조각뿐일 것이다. 그러나 그 희생에서 얼마나 많은 선이 날 것이며, 그 밀대에게는 얼마나 많은 상이 돌아갈고!"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는 아마 작은 시내였을 오솔길 가에 우묵한 곳에 나있는 말라빠진 밀 이삭 앞에서 잠깐 발을 멈추셨던 예수께서는 계속 말씀을 하셨고, 요한은 사랑하는 이의 말뿐 아니라 몸짓까지도 받아들이는, 사랑에 빠진 사람다운 일상적인 태도로 귀를 기울였다.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다른 사람들은 이 다정스러운 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제는 일행이 사과밭에 도착하여 걸음을 멈추고 한 군데에 모인다. 어떻게나 더운지 그들은 겉옷을 안 입었는데도 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은 말없이 기다린다.

달빛이 겨우 비추는 어두운 재배지에서 레위의 것인 밝은 반점이 불쑥 나타나고, 그 뒤에는 더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난다. "선생님, 요나가 여기 옵니다." "내 평화가 당신에게 가기 바랍니다!" 하고 예수께서는 요나가 당신께 오기 전에 인사를 하시며 말씀하신다.

그러나 요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뛰어 와 예수의 발아래 엎디어 발에 입맞춤한다. 그가 말을 할 수 있게 되자 이렇게 말한다. "얼마나 선생님을 기다렸는지요! 얼마나! 인생이 지나가고 죽음이 오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분을 뵙지 못했구나!' 하고 말해야 하는 것은 어떠한 실망이었는지요! 그렇지만 제 희망은 죽지 않았습니다. 다 죽게 되었을 때도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기 어머니가 (당신들은 이 아기에 또 봉사하게 될 것입니다) 하고 말했는데, 그분은 사실이 아닌 것은 내게 말할 수가 없었다. 그분은 임마누엘의 어머니이시다. 그러니 그분보다 더 하느님을 모시고 있고,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고 말입니다."

"일어나시오. 어머니가 안부를 전하십니다. 어머니는 당신 이웃에서 사셨고 지금도 이웃에 살고 계십니다. 나자렛에 살고 계시거든요."

"선생님이! 어머님이! 나자렛에요? 아이고 제가 그걸 알았더라면! 얼어붙은 겨울 몇 달 동안, 들판이 잠자고, 악인들이 농부들에게 해를 끼칠 수 없을 때 밤에 급히 가서 주님 발에 입맞춤하고 확신이라는 보물을 가지고 돌아왔을 텐데요. 주님, 왜 나타나지 않으셨습니까?"

"때가 되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때가 되었어요. 기다릴 줄을 알아야 합니다. 당신은 '들판이 잠자고 있을 때'라는 말을 했지요. 그렇지만 그 들판에는 벌써 씨가 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나도 벌써 뿌려진 씨와 같았던 것이지요. 당신은 씨 뿌리는 시기에 나를 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나는 사라졌고, 필요한 침묵 속에 묻혀 있었지요. 자라서 추수 때에 이르고, 나를 갓난아기 때에 본 사람들과 세상 사람들의 눈앞에서 빛나기 위해서였어요. 그때가 왔습니다. 지금은 갓난아기가 세상의 빵이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도 먼저 내 충실한 벗들을 찾아 그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와서 나를 배불리 먹으라'라고."

그 사람은 미소를 지으면서 행복하게 듣고 혼자서 말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이렇게 말한다. "오! 바로 선생님이셔! 틀림없이 선생님이셔!"

"죽을 뻔했다지요? 언제 그랬습니까?"

"포도나무 두 그루의 포도가 몽땅 도둑맞았기 때문에 죽도록 채찍으로 맞았을 때였습니다. 얼마나 상처가 많은지 보십시오!" 그러면서 옷을 내려 온통 불규칙적인 상처 자국 투성이인 어깨를 내보인다. "그 사람은 쇠붙이가 달린 채찍으로 때렸습니다. 그 사람은 훔쳐 간 포도송이 수를 세어보았습니다. 그것은 송이를 따 낸 꽃 꼭지 흔적으로 알 수가 있었지요. 그리고는 포도송이 한 송이에 매 한 대씩을 때렸습니다. 그리고는 반쯤 죽은 저를 그 자리에 내버려 두었습니다. 저는 동료 한 사람의 젊은 아내 마리아에게 구조를 받았습니다. 마리아는 항상 저를 기꺼이 도와주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제가 오기 전에 관리인으로 있었는데, 제가 여기 왔을 때 그 소녀가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졌기 때문에 그에게 애착을 느꼈습니다. 마리아가 저를 치료해 주어서 나은 지가 두 달이 됩니다. 그것은 더위 때문에 상처가 덧나서 몹시 열이 났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좋으니 당신의 메시아를 다시 보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이 고통은 상관없습니다. 이것을 제물로 받아 주십시오. 저는 도무지 제물을 바치러 갈 수가 없습니다. 제가 잔인한 사람의 하인이라는 것을 아시지요. 과월절에도 당신 제단에 가게 하지 않습니다. 저를 제물로 받아주십시오. 그렇지만 메시아는 제게 주십시오!'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당신을 기쁘게 해 주셨습니다. 요나, 당신도 당신 동료들이 벌써 하고 있는 것과 같이 나를 도와주기를 원합니까?"

"아이고! 어떻게 하는 겁니까?"

"그들처럼 하는 것입니다. 레위가 알고 있으니까, 나를 돕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말해 줄 것입니다. 나는 그저 착한 뜻만을 원할 뿐입니다."

"저는 선생님이 우는 아기에 지나지 않으셨을 적에 제 착한 뜻을 드렸습니다. 저는 그 착한 뜻으로 모든 것을 이겼습니다. 낙담도 이기고 증오도 이겼습니다. 그것은‥‥ 여기서 말을 별로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주인은 제가 선생님이 계시다고 열심히 단언했기 때문에 한 번은 발길로 찼습니다. 그러나 주인이 멀리 있고, 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에는, 아! 그날 밤의 기적을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를 만난 기적을 이야기하시오. 나는 여러분을 거의 모두 다시 만났고, 모두 충실한 채로 있는 것을 다시 만났습니다. 이것이 경탄할 만한 일이 아닙니까? 나를 오직 믿음과 사랑으로 본 것으로 인하여 여러분은 하느님과 사람의 눈으로 보기에 의인들이 되었습니다."

"아이고! 이제는 제가 용기를 내겠습니다! 용기를! 선생님이 여기 계신 것을 알고, 그래서 '저기 계시니, 그분께 가시오!‥‥' 하고 말할 수 있는 지금은 말입니다. 그렇지만 주님, 어디에서 그 말을 하라고 그러십니까?"

"온 이스라엘에. 9월까지는 내가 갈릴래아에 있겠습니다. 나자렛이나 가파르나움에서는 나를 자주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그때까지는 사람들이 나를 만나러 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 사방으로 다닐 것입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양들을 모으러 왔으니까요."

"아이고! 주님은 숫염소를 많이 만나시게 될 겁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거물들을 경계하십사오!"

"때가 되지 않으면 그들이 나를 해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당신은 죽은 사람들과 잠자는 사람들과 산사람들에게 '메시아가 우리 가운데 계시다'라고 말하시오."

"주님, 죽은 사람들에 게라니요?"

"죽은 영혼들에게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 즉 주교 안에서 죽은 사람들은 그들이 멀지 않아 고성소에서 해방되겠기 때문에 벌써 기뻐서 가슴이 설렙니다. 죽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생명이라고 말하고, 자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그들을 잠에서 깨우려고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말하시오. 산 사람들에게는 내가 그들이 찾는 진리라고 말하시오."

"그리고 주님은 병자들도 고쳐 주신 다지요? 레위가 이사악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이사악은 주님의 목동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위해서만 기적을 행하신 것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을 위해 행하십니까?"

"착한 사람들에게는 기적이 정당한 보상입니다. 덜 착한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참다운 착함 에로 이끌어 오기 위하여 행합니다. 그리고 악한 사람들을 위하여도 어쩌다가 행하는데, 그것은 그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그들에게 내가 있다는 것과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믿게 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입니다. 기적은 선물인데, 이 선물은 착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지요. 그러나 자비의 근원이시고, 사람들이 얼마나 둔감했는지를 아시는 그분, 오직 경탄할 만한 사건만이 사람들을 격려할 수 있다는 것을 아시는 그분은 '나는 너희를 위하여 할 대로 다 하였다. 그런데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니 내가 이 이상 무엇을 해야 하겠는지 너희들 자신이 말해 보아라' 하고 말씀하실 수 있기 위하여 기적을 이용하시기도 합니다."

"주님. 제 집에 들어와 주시겠습니까? 도둑이 과수원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님이 보장해 주시면, 주님을 제 집에 모시고 제 말을 들어서 주님을 알고 있는 몇몇 사람을 주님 둘레로 부르고 싶습니다. 주인은 저희들을 흔해빠진 풀처럼 짓밟고 꺾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영원한 보상밖에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이 업신여김 받는 사람들에게 나타나시면 그들은 자기들 안에 특별한 힘을 얻을 것입니다."

"가겠습니다. 그리고 나무와 포도나무들은 염려 마시오. 천사들이 당신을 위해 성실하게 보초를 서 주리라고 믿을 수 있습니까?"

"아이고! 주님! 저는 주님의 하늘나라 하인들을 보았습니다. 저는 믿고 마음 턱 놓고 주님을 모시겠습니다. 날아다니는 천사들의 날개와 천사들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일으키는 미풍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포도덩굴들은 축복을 받아라! 주님의 발로 거룩하게 하시는 이 땅은 축복을 받아라! 주 예수님, 오십시오! 나무와 포도덩굴들은 들어라. 들판아 들어라. 내 안전을 위하여 너희들에게 살짝 말했던 그 이름을 지금은 그분께 말씀드린다. 예수님이 여기 계시다. 들어라. 그리고 가지와 덩굴에서는 수액도 설레라. 메시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이 기쁜 말로 모든 것이 끝난다.

 

"45년 1월 26일 같은 날 저녁 20시.

만일 야간 통행금지가 있는 때가 아니었더라면, 저는 신부님을 모시러 사람을 보냈을 것입니다. 마귀가 나타나서 몹시 공포에 질렸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종류의 변장도 없이 바로 마귀 자신이었습니다. 키가 크고 마르고 몽롱하고 이마가 낮고 좁으며, 얼굴은 뾰족하고 눈은 움푹하고 눈초리가 어떻게나 사납고 비꼬는 듯하고 교활한지 자칫하면 사람 살려라고 소리를 지를 뻔했습니다. 저는 어두컴컴한 제 방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는 중이었고, 마르타는 부엌에 있었습니다. 바로 마리아의 티 없는 성심께 기도를 드리고 있었는데, 닫혀 있는 문 옆에 마귀가 나타난 것입니다. 아주 새까만 몸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그의 발가벗은 몸의 구석구석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소름 끼치는 몸이었지만. 기형의 결과로 그런 것이 아니라. 그의 몸의 모든 부분에선 발산하는 무엇인지 모를 뱀 같은 잔인하고 무시무시한 어떤 것으로 인해서 그러했습니다. 흔히 마귀를 그리는 것 같은 뿔이나 꼬리나 갈라진 발이나 다른 부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끔찍함은 그의 표정에 있었습니다. 그가 어떠했는지를 표현하려면 불성실, 비꼬기, 사나움, 증오, 함정 따위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그의 교활하고 심술궂은 표정이 나타내는 것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는 저를 조롱하고 욕했지만, 감히 더 가까이 오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입구 근처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는 십여분 동안 그곳에 있다가 갔습니다. 그러나 저는 식은땀과 더운 땀을 동시에 흘렸습니다.

겁이 나서 마귀가 왜 이렇게 왔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그를 그의 주요한 요소를 통해서 사정없이 물리쳤기 때문이다" 하고. (성모님께 기도를 드리는 동안에 무엇인지 제정신에서 끈질기게 뱅뱅 도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목소리도 아니고, 어떤 생각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아니었더라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참이었다. 그런데 네 공로 때문에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네가 하느님께 많은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저는 - 제가 잘하는 것인지 잘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잘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이런 말을 들을 때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나를 유혹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만일 예수님이 내게 말씀하시면 그것을 인정하겠지만, 아무도 나 자신에 대한 자기만족을 자극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하고) 그러니까 예수님의 말씀은 이러했습니다. "그것은 네가 그를 그의 주요한 요소인 교만을 통하여 사정없이 물리쳤기 때문이다. 아! 그가 너를 이 점에서 쓰러지게 할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아하겠느냐! 그를 잘 보았느냐? 그의 모습, 아니 그의 절대 권위 또는 그의 부권(父權)이 다만 일시적으로라도 그를 섬기는 사람들에게 나타나고 비쳐 보인다는 것을 주목하지 못하였느냐? 그가 어떤 사람에게서 더럽고 지저분한 짐승의 불쾌한 모습으로, 음란의 효소, 누룩으로 부풀어 오른 괴물의 불쾌한 모습으로 네 앞에 나타나더라도 놀라지 말아라. 그것은 그 불쌍한 인간이 많은 악습과 죄의 쓰레기 더미이지만, 특히 육욕의 죄가 그에게 있어서 주요한 죄이기 때문이다. 너를 달리 소스라쳐 놀라게 하고 괴롭힌 사람들도 생각하여라. 어쩌면 다만 한 시간 동안만 사탄의 도구가 되어 충실한 영혼을 학대하고 괴롭히고 비탄에 잠기게 한 사람들을 생각하여라. 그들도 네게 아픔을 줄 때 마귀에게서 완전하게 본 것과 같은 잔인한 악의의 표정을 지니고 있지 않더냐? 오! 마귀는 그를 섬기는 사람들에게서 비쳐 나온다! 그러나 겁내지 말아라. 네가 나와 마리아와 같이 있으면 그는 너를 해칠 수가 없다. 그는 너를 미워했다. 오! 한없이 미워한다. 그러나 그는 너를 해할 능력이 없다. 만일 네가 네 영혼이 자만하기를 허락하지 않고 내 마음의 보호를 받고 있도록 놓아두면. 마귀가 어떻게 네 영흔을 해칠 수 있겠느냐?

이것을 쓰고, 네가 본 덜 중요한 다른 환상들도 써라. 신부님은 그것들을 모두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목적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때가 내 봄에서 온다는 것을 알아라.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주는 그 봄에서 말이다. 봄에는 오랑캐꽃과 앵초(櫻草)가 풀밭을 장식한다. 내 고통에의 참여는 내 친구들에 있어서 수난 준비의 날들을 장식한다. 편안히 있어라. 네게 아직 남아있는 불안을 마저 없애기 위하여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강복한다."

 

54. 요나와 헤어지신 후 나자렛에 돌아가시다

 

겨우, 겨우 희미한 빛이 보인다. 보잘것없는 오막살이의-집이라고 부르면 그것을 너무 명예롭게 하는 것이 되겠기에 이렇게 부른다-문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요나와 요나처럼 가난한 다른 농부들과 같이 계시다. 작별 시간이다.

"주님을 다시 뵙지 못하게 되겠습니까?" 하고 요나가 묻는다. "주님은 저희들 마음에 빛을 갖다 주셨습니다. 주님의 인자하심은 이 며칠을 일생 동안 계속될 즐거움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저희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보셨습니다. 저희들보다는 짐승들을 더 정성 들여 돌보고, 나무들을 더 인간적으로 다룹니다. 나무들은 돈을 나타내고, 저희들은 돈을 얻게 하는 기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기진맥진해서 죽도록 착취당합니다. 그렇지만 주님의 말씀은 마치 천사의 날개와 같이 저희들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빵은 주님이 저희와 같이 잡수셨기 때문에 더 풍부하고 더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인은 그의 개들에게도 주지 않는 그 빵이 말입니다. 주님, 다시 오셔서 저희들과 같이 식사하십시오. 제가 이 말씀을 감히 드리는 것은 다만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이런 누추한 곳과 거지도 거들떠보지 않는 음식을 드리는 것은 그를 모욕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주님은‥‥."

"그러나 나는 여기에 믿음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하늘의 향기와 맛을 여기서 만납니다. 요나, 다시 오겠습니다, 다시 오고 말고요. 요나는 수레채에 묶인 짐승처럼 당신 자리에 그대로 있으시오. 당신의 자리가 당신에게는 야곱의 사다리가 되기 바랍니다. 그 실제로 천사들이 하늘에서 당신에게로 왔다 갔다 하면서 당신의 모든 공로를 하느님께 가져다 드리기 위하여 그것들을 주의해서 거둡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로 오겠습니다. 당신의 정신을 북돋아주기 위해서. 모두 내게 대하여 끝가지 충실하시오. 아! 당신들에게 인간적인 평화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더 고통을 당하시오 하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괴로운 일입니다‥‥."

"주님, 주님이 저희들을 사랑하시면, 이제는 고통도 없어집니다. 전에는 저희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얼었습니다‥‥아이고! 저만이라도 주님의 어머니를 뵐 수 있었으면!"

"당신에게 모시고 올 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더 온화한 계절이 되면 어머니를 모시고 오겠어요. 내 어머니를 보겠다고 서둘러서 비인간적인 벌을 당할 위험을 무릅쓰지 마시오. 사람들이 별이 뜨는 것을, 첫 번째 별이 뜨는 것을 기다리는 것과 같이 내 어머니를 기다릴 줄을 아시오. 내 어머니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있던 별이 갑자기 하늘에서 깜박이는 저녁의 첫 번째 별과 같이 당신 앞에 나타나실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벌써 내 어머니는 당신에게 사랑의 선물을 쏟아 주신다는 것을 생각하시오. 여러분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내 평화가 여러분을 불안케 하는 냉혹한 행위에서 당신들을 보호하기를 바랍니다. 요나, 안녕히 계세요. 울지 마세요. 당신은 그렇게 여러 해 동안을 참을성 있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렸는데, 지금 나는 매우 짧은 기다림을 약속합니다. 울지 마세요. 혼자 버려두지 않을게요. 당신의 친절로 갓난아기인 내 눈물을 닦아주었으니. 내 친절로 당신의 눈물을 씻어야 하지 않겠어요?"

"예 ‥‥ 그렇지만 주님은 가시고‥‥ 저는 그대로 있거든요‥‥"

"내 벗 요나, 당신을 돕지 못한다는 무거운 짐에 짓눌리면서 떠나게 하지 마시오‥‥."

"주님. 울지 않겠습니다‥‥그렇지만 주님이 살아 계신 것을 아는 지금 어떻게 주님을 뵙지 못하면서 살겠습니까?"

예수께서는 노인의 일그러진 얼굴을 다시 한번 쓰다듬으시고 떠나가신다. 그러나 초라한 마당가에 서시고 팔을 벌려 들판을 강복하신다. 그런 다음 멀어져 가신다.

"선생님은 무엇을 하셨습니까?" 하고 평소에 없던 몸짓을 주목한 시몬이 묻는다.

"모든 물건에 도장을 찍어서 사탄이 그 물건들을 해침으로 저 불행한 사람들을 해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선생님 ‥‥급히 앞으로 가십시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둘이는 무리와 한층 더 떨어지고, 시몬이 말한다. "라자로는 그 돈을 예수의 이름으로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쓰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요나를 해방할 수 없겠습니까? 저 사람은 지쳐버려서 이제는 선생님을 모시는 기쁨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이 여기서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자유롭게 되면, 그 사람은 이렇게도 아름다우면서도 몹시 황량한 이 들판에서 선생님의 제자 노룻을 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땅들을 가지고 있고, 노동자들에게 한 사람에 대해 100을 요구하면서 가혹한 폭리로 그들을 착취합니다. 여기서는 선생님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실 것입니다. 여기서는 바리사이파가 지배하는데, 저는 그들이 선생님께 호의적인 사람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은 압제를 받고 빛을 가지지 못한 저 노동자들입니다. 그 사람의 말을 들으셨지요. 과월절에도 무자비한 주인들은 잘난 척하는 몸짓과 연출로 신자들의 맨 앞줄에 가서 자리 잡으면서도 저 사람들에게 기도도 마음 놓고 하게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저 사람들은 적어도 선생님이 여기 계시다는 것을 아는 기쁨과 누가 선생님의 말씀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되풀이하는 것을 듣는 기쁨은 누릴 것입니다. 선생님의 의견이 그러시다면 명령을 내리십시오. 그러면 라자로가 그렇게 할 것입니다."

"시몬아, 나는 네가 왜 모든 재산을 버렸는지를 알았었다. 나는 사람들의 생각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너를 이 이유로도 사랑하였다. 요나를 행복스럽게 하는 것으로 너는 예수를 기쁘게 한다. 아아! 내게 있어서는 착한 사람이 고통당하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큰 고민인지 모른다! 가난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내 처지가 괴로운 것은 다만 이 때문이다. 만일 유다가 내 말을 들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하느님의 말씀이 아니십니까? 명령만 내리십시오. 그러면 돌들이 불행한 사람들을 위한 금과 빵이 될 것입니다' 하고. 그는 사탄의 함정에 다시 빠질 것이다. 나는 굼주리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다. 그러나 유다가 원하는 대로 먹이고 싶지는 않다. 너희는 아직 교육을 너무도 적게 받아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깊이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네게 분명히 말하지만, 만일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신다면, 그분은 당신 친구들의 것을 훔치시는 것이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친구들에게서 자비롭게 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으시고, 따라서 사랑의 계명을 지킬 능력을 빼앗으시는 것이 될 것이다. 내 친구들은 하느님과 그들에게 공통되는 하느님의 이 표를 가져야 한다. 즉 행실과 말로 나타나는 거룩한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남의 불행은 내 친구들에게 이 거룩한 자비를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생각을 이해하였느냐?"

"그 생각은 심오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묵상하는데, 제가 얼마나 우둔하고, 저희에게 대하여 가장 기분 좋은 당신의 모든 속성(屬性)으로 저희들을 당신의 아들이라고 부르기를 원하시는 하느님께서 얼마나 위대하신지를 깨닫고 저를 낮춥니다. 하느님께서는 선생님이 제 마음에 넣어주시는 모든 빛을 통해서 당신의 여러 가지 완전으로 당신을 제게 드러내십니다. 저는 알지 못하는 곳으로 나아가는 어떤 사람같이, 저희들을 '아들'이라고 부르기를 원하시는 최고의 환전이라는 이 한없는 현실에 대한 지식을 날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하늘과 바다 같은 끝없는 두 가지 깊은 곳으로 독수리같이 올라가거나 고기같이 들어가는 것같이 생각됩니다. 그런데 하늘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물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절대로 그 끝에 다다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하느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하느님은 사람이 다다를 수 없는 최고의 완전이시고, 하느님은 완전한 아름다움이시고, 하느님은 무한한 능력이시며, 하느님은 이해할 수 없는 본체(本體)이시고, 하느님은 최상의 착함이시고, 하느님은 불멸의 동정이시고, 하느님은 무제한의 지체이시고, 하느님은 하느님이 되신 사랑이시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이셔! 너는 하느님의 완전을 알면 알수록 끝없고 어둠 없는 두 가지 파란 깊이 속으로 올라가거나 잠겨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그러나 하느님이 되신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게 되면. 그때에는 더 이상 파란 곳으로 올라가거나 빠져들어가지 않고, 지복(至福)에 의하여 눈부신 불꽃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인데, 그 소용돌이는 네게 죽음과 동시에 생명이 될 것이다. 너는 네 의지로 하느님을 깨닫고 그분을 누릴 자격을 얻게 되었을 때 하느님을 온전히 차지할 것이다. 그때에는 네가 하느님의 완전 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

"아이고 주님! " ‥‥ 시몬은 압도되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이제는 큰길에 나왔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고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신다. 일행이 다 모이자 레위가 무릎을 꿇고 말한다. "선생님, 이제는 선생님을 떠나야 하겠습니다만, 선생님의 종이 한 가지 청을 합니다. 저를 선생님 어머니께로 데려가 주십시오. 이 사람도 저와 같이 고아입니다. 이 사람에게 주시는 것을 제게는 거절하지 마시고 어머니의 얼굴을 보게 해 주십시오‥‥."

"갑시다. 누구든 내 어머니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모두 내 어머니의 이름으로 줍니다‥‥."

‥‥예수께서 혼자 계시다. 벌써 모양이 다 갖추어진 올리브가 다닥다닥 달린 올리브나무들 사이로 빨리 걸어가신다. 넘어가려고 하는 해가 귀중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나무의 잎들에 내리쬐지만, 그 드문 빛살이 빽빽한 잎들 사이로 뚫고 들어가지는 못한다. 이와 반대로 두 비탈 사이에 나 있는 큰길은 눈부시게 밝고 먼지가 많이 낀 리본과 같다.

예수께서는 앞으로 나아가시며 미소를 지으신다. 더 가파른 어떤 곳에 이르셔서는‥‥ 훨씬 더 환하게 웃으신다. 나자렛이 나타났다‥‥햇빛에 하도 강렬하게 둘러싸여 있어서 햇빛 아래서 떠는 것 같다. 예수께서는 더 빨리 내려가신다. 이제는 햇볕 걱정은 안 하시고 큰길로 나오신다. 어떻게나 빨리 걸으시는지 날으시는 것 같고, 머리를 보호하시는 겉옷이 양옆과 뒤가 부풀어 오르고 펄럭인다. 첫 번째 집들이 있는 곳까지는 길에 사람이 없고 조용하다. 첫 번째 집들이 있는 곳에서는 집안이나 정원에서 어린이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 나오는데, 정원의 나뭇잎들은 길 위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예수께서는 얼룩 같은 그 그늘들을 이용하여 가차 없는 해를 피하신다. 그리고 반쯤 그늘이 진 작은 길로 돌아가신다. 거기에는 시원한 우물 둘레로 여자들이 모여 있다. 그 여자들은 거의 모두가 그들의 높은 목소리로 예수의 기쁜 귀환에 대하여 인사를 한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 바랍니다‥‥그러나 조용히 하시오. 어머니를 깜짝 놀라게 하려고 하니까요."

"어머니의 동서가 찬물 한 병을 가지고 갔지만, 또 올 겁니다. 두 사람은 한 동안 물 없이 지냈어요. 샘이 말랐거나 물이 예수의 정원에까지 가기 전에 바싹 마른땅으로 스며드나 봐요. 모르겠어요. 알패오의 마리아가 방금 그렇게 말했어요. 마침 저기 오는군요."

유다와 야고보의 어머니는 항아리 하나는 머리에 이고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다. 예수를 이내 보지 못하고 큰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하면 더 빠르거든. 마리아는 초목이 목 말라죽는다고 몹시 슬퍼하고 있어. 그것들은 아직 요셉과 예수의 꽃이고 나무거든, 그래서 그것들이 시들시들하는 것을 보고는 몹시 마음 아파하는 것 같아."

"그렇지만 이제 저를 보실 테니까‥‥." 예수께서는 여자들의 무리 뒤에서 나타나시며 말씀하신다.

"아이고! 내 예수! 잘 왔다! 어머니에게 가서 말하마‥‥."

"아니에요, 제가 가겠어요. 항아리들을 제게 주세요."

"문이 반쯤 열려 있다. 마리아는 정원에 있다. 아이고! 어머니가 얼마나 좋아하겠니! 오늘 아침에도 네 이야기를 했단다. 그렇지만 이렇게 햇볕이 쨍쨍한데 오다니! 땀으로 목욕을 했구나! 혼자왔어?"

"아니요, 친구들하고 같이 왔어요. 하지만 우선 어머니를 뵈려고 먼저 왔어요. 유다는요?"

"가파르나움에 갔지. 거길 자주 간단다‥‥." 마리아는 다른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소를 지으면서 그의 베일로 땀투성이가 된 예수의 얼굴을 씻어 준다.

물병들이 다 찼다. 예수께서는 물병 두 개를 허리띠를 써서 어깨에 균형 잡히게 얹고 또 하나는 손으로 드신다. 예수께서는 빨리 걸어서 집에 이르러 문을 밀고 작은 방으로 들어가신다. 그 방은 해가 쨍쨍한 곳에서 들어오니 어두워 보인다. 예수께서는 정원 입구를 막고 있는 커튼을 가만히 쳐들고 살펴보신다.

마리아는 집 쪽으로 등을 돌리고 장미나무 한그루 곁에 서서 목마른 꽃나무를 불쌍히 여기고 계시다. 예수께서는 물병을 땅에 놓으시는데, 구리가 조약돌에 부딪혀 소리가 난다.

"마리아, 벌써 왔어요?" 하고 어머니는 돌아다보지 않고 말씀하신다."와 요, 와, 이 장미나무를 봐요! 그리고 이 가엾은 백합들도. 구해 주지 않으면 다 죽을 거예요. 쓰러지는 이 줄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버팀 막대도 가져와요."

"어머니, 모두 가져올게요."

마리아는 홱 돌아서신다. 눈을 둥그렇게 뜨고 잠시 그대로 계시다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팔을 내밀고 아드님을 향하여 달려가시니, 아드님은 벌써 당신 팔을 벌리시고 사랑 넘치는 미소를 지으시며 기다리신다.

"아이고! 내 아들아!"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두 분은 오랫동안 다정스럽게 감정이 넘쳐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시는데, 마리아는 너무도 행복하셔서 예수께서 땀을 흘리고 계신 것을 보지도 못하시고 알아차리지도 못하신다. 그러나 곧 이어서 그것을 알아차리신다. "얘야, 왜 이런 시간에? 얼굴이 주홍빛 물감같이 새빨갛게 땀을 줄줄 흘리고 있구나. 가자, 안으로 들어가자. 어미가 닦아주고 시원하게 해 줘야지. 즉시 새 옷과 깨끗한 샌들을 가져오마. 그렇지만 얘야! 얘야! 왜 이렇게 햇볕이 뜨거운데 길을 걸었니? 꽃과 나무들이 더워서 죽어가는데, 내 꽃인 네가 길을 걷다니!"

"당장에 어머니께 오려고 그랬습니다!"

"아이고! 귀여운 내 아들! 목마르지? 아이고! 물론이지. 내 준비해 오마‥‥."

"저는 어머니의 입맞춤과 애무를 목말라합니디. 제가 아주 어렸을 때처럼 이렇게 어머니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게 해 주세요. 아! 어머니! 어머니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아니, 얘야, 어미더러 오라고 하려무나, 그러면 갈 터인데. 내가 없는 동안에 무엇이 부족했니? 좋아하는 음식? 시원한 옷? 잘 손질한 침대? 아이고! 내 기쁨인 너는 무엇이 부족했는지 말해 다오. 내 주님, 당신의 여종은 그것을 마련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니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머니에게 손이 잡힌 채 방으로 들어오신 예수께서는 벽 옆에 있는 궤에 앉으셨다. 앞에는 마리아가 계신데 예수께서는 양팔로 어머니를 껴안으시고 머리를 그 가슴에 얹으시고 가끔 어머니에게 입맞춤하신다. 이제는 어머니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시며 말씀하신다. "오 내 거룩하신 어머니, 제 눈에 어머니 모습이 꽉 차도록 어머니를 바라보게 해 주세요."

"우선 옷을 그렇게 땀에 젖은 채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예수께서는 순종하신다. 시원한 옷을 입고 돌아오신 다음에는 기분 좋은 대화가 다시 시작된다.

"저는 제자들과 친구들과 같이 왔습니다. 멜카 숲에서 헤어졌는데. 그 사람들은 내일 새벽에 올 것입니다. 저는‥‥ 더 기다릴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

그러면서 어머니의 손에 입맞춤하신다. "알패오의 마리아 아주머니는 우리 둘이만 있으라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아주머니도 제가 얼마나 어머니를 그리워했는지 알았어요. 내일‥‥ 내일은 어머니가 제 친구들을 상대하시게 되고 저는 나자렛 사람들을 상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저녁은 어머니가 제게 친구가 되시고, 저는 어머니의 것입니다. 데려왔습니다‥‥어머니! 베들레헴의 목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중 두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들은 고아입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십니다. 그러나 고아들에게는 더 어머니가 되십니다. 저는 또 자기 자신을 이기는데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의인이고 눈물을 많이 흘린 또 한 사람하고, 또 요한도 ‥‥ 엘리야와 지금은 마티아라는 이름을 가진 토비아와 요한과 시메온의 안부도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가지고 왔습니다. 요나가 제일 불행합니다. 어머니를 그에게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렇게 약속했어요. 다른 목자들은 또 찾아야 합니다. 사무엘과 요셉은 하느님의 평화 속에 있습니다."

"베들레헴에 갔었니?"

"예, 같이 있던 제자들을 데리고 갔었습니다. 입구 돌 틈에 난 작은 꽃들을 가져왔습니다."

"아이고!" 마리아는 마른 줄기들을 받아 입맞추신다." 그리고 안 나는?"

"안 나는 헤로데의 학살 때에 죽었답니다."

"아이고! 가엾어라! 너를 몹시 예뻐했는데!"

"베들레헴 사람들은 고통을 많이 겪었답니다. 그리고 목동들에게 올바르게 대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그들은 고통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너한테는 좋게 대하느냐?"

"예, 그래서 그들을 동정해야 합니다. 사탄이 그들의 착함에 샘을 내서 그들을 악으로 부추깁니다. 헤브론에도 갔었습니다. 목동들은 박해를 받고‥‥."

"아이고! 그렇게까지?!"

"예. 그 사람들은 즈가리야의 도움을 받았고 그분을 통해서 비록 무자비한 주인들이기는 하지만 주인들을 만났고 먹고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의인들의 영혼이었습니다. 그래서 박해와 상처는 그 사람들을 성덕의 궁전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목자들을 모았습니다. 이사악을 고쳐주고‥‥ 한 아기에게 제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이 사막이 병들었다가 이제는 다시 살아난 유다에는 지금 마리아, 요셉, 예사이라는 이름을 가진 청순한 사람 한떼가 살고 있습니다‥‥."

"아이고! 네 이름을!"

"어머니의 이름과 의인의 이름도요. 그리고 어떤 제자의 고향인 가리옷에서는 성실한 한 이스라엘 사람이 제게 안겨서 세상을 떠났습니다‥‥저를 차지할 기쁨으로‥‥ 그리고 또‥‥ 제 완전한 친구이신 다정스러운 어머니께 말씀드릴 것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우선 내일 올 사람들에 대해 많은 동정을 가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거 보세요. 그들은 저를 사랑합니다‥‥그러나 완전하지는 못합니다. 덕행의 선생이신 어머니께서 ‥‥ 아! 어머니, 그들을 착하게 만드는 일에 저를 도와주십시오‥‥그들을 모두 구하고 싶습니다‥‥, " 예수께서 이제는 마리아의 발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셨다. 이제 어머니는 위엄 있는 어머니로 나타나신다.

"내 아들아! 이 보잘것없는 어미더러 너보다 더한 무슨 일을 하라는 것이냐?"

"그들을 거룩하게 하시라는 것입니다‥‥어머니의 덕행은 거룩하게 합니다. 그들을 일부러 데려왔습니다. 어머니‥‥ 언젠가 어머니께 '오십시오' 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때에는 그들 안에서 구속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정신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 긴급하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어머니의 침묵은 제 말만큼이나 효력이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순결은 제 능력을 도울 것입니다. 어머니가 계시면 사탄이 물러갈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아들은 어머니가 아주 가까이 계신 것을 알고 힘을 얻을 것입니다. 다정스러운 어머니, 오시겠지요?"

"예수야!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네가 행복하지 않은 것 같구나‥‥ 얘야, 무슨 일이냐? 세상 사람들이 네게 섭섭하게 굴더냐? 아니라고? 그렇게 믿으면 마음이 좀 놓인다마는‥‥그러나‥‥그야! 물론 가고말고. 네가 오라는 데로, 내가 원하는 대로, 네가 원하는 때에. 지금 당장이라도, 햇볕이 내리쬐는 중에도, 별을 이고라도, 추운 계절이나 질풍이 몰아치는 중에도. 나를 원하느냐? 내가 여기 있다."

"아니 지금 말고, 언젠가 말씀입니다‥‥집은 얼마나 기분 좋습니까! 그리고 어머니의 애무는요! 어머니 무릎을 베고 이렇게 자게 내버려 두세요. 저는 몹시 지쳤습니다! 저는 언제나 어머니의 어린아이입니다‥‥."그리고 예수께서는 지치고 기진맥진하셔서 돗자리 위에 앉아 어머니 가슴에 머리를 기대시고 잠드신다. 어머니는 매우 행복해서 예수의 머리를 쓰다듬으신다.

 

 

55. 이튿날, 나자렛의 집에서

 

마리아가 이른 아침에 맨발로 급히 작은 집안을 왔다 갔다 하시는 것이 보인다. 엷은 하늘색 옷을 입으신 마리아는 소리 없이 벽과 물건들을 스치고 다니는 예쁜 나비와 같으시다. 마리아는 길 쪽으로 난 문으로 가서 소리 없이 가만히 열고, 아직 사람이 없는 길을 한번 훑어보시고는 문을 반쯤 연 채로 놓아두신다. 그리고 이것저것 정돈을 하고 문과 창들을 열고 작업장으로 들어가신다. 이제는 목수가 일을 하지 않는 작업장에는 마리아의 베틀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마리아가 일하기 시작하시는 것도 이곳이다. 마리아는 짜고 있는 중인 천을 정성스럽게 덮고 그것을 들여다보면서 당신의 어떤 생각에 미소를 띠우신다.

마리아는 정원으로 나오신다. 비둘기들이 그분의 어깨로 모여든다. 비둘기들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이 어깨에서 저 어깨로 이리저리 날며, 여주인에 대한 사랑으로 다투고 질투하면서 식량이 있는 오두막집에까지 여주인과 같이 간다. 마리아는 거기서 비둘기들에게 줄 낟알을 꺼내서 주시며 "여기, 오늘은 여기 있거라. 그리고 소리를 내지 말아라. 예수는 대단히 지쳤다! " 하고 말씀하신다. 그런 다음 밀가루를 꺼내 가지고 화덕 곁에 있는 작은 방으로 가신다. 빵을 만들기 시작하시는 것이다. 반죽을 하시면서 미소 지으신다. 아! 어머니가 오늘은 얼마나 웃으시는지! 기쁨으로 어떻게나 젊어 보이시는지 예수 탄생 때의 아주 젊은 어머니 같으시다. 마리아는 반죽을 조금 떼어서 옆에 놓고 덮는다. 그리고는 활기를 띠고 다시 일을 계속하신다. 어머니의 머리는 밀가루가 보얗게 앉았기 때문에 더 엷은 금발이 되었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가만히 들어온다. "벌써 일을 하세요?"

"예, 빵을 만들어요 보세요, 예수가 아주 좋아하는 꿀 전병이에요."

"꿀 전병이나 만드세요. 빵 만들 반죽은 많으니 내가 반죽할게요."

몸이 튼튼하고 서민적인 외양을 가진 알패오의 마리아는 힘차게 빵 반죽을 하고, 그동안 마리아는 과자에 꿀과 버터를 섞어서 작은 동그라미들을 만들어서 판 위에 놓으신다.

"유다한테 어떻게 알릴지 모르겠어요.‥‥야고보는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또 다른 사람들은‥‥" 하고 말하며 알패오의 마리아는 한숨을 쉰다.

"오늘 시몬 베드로가 올 겁니다. 언제나 안식일 다음다음날 물고기를 가지고 오거든요. 유다를 만나보라고 그 사람을 보냅시다."

"가겠다고 하려는지‥‥."

"오! 시몬은 나한테 싫다는 말을 하는 일이 없어요."

"이 날에 평화가 있기를, 두 분의 날에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하고 예수께서 나타나시면서 말씀하신다.

두 여자는 예수의 목소리를 듣고 소스라쳐 놀란다.

"벌써 일어났어? 왜? 더 자라고 했는데‥‥."

"어머니, 저는 어린아이 같이 푹 잤습니다. 어머니가 안 주무셨지요‥‥."

"나는 네가 자는 걸 들여다보았다.‥‥네가 아기였을 적에 그렇게 했었다. 너는 자면서 항상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네 미소가 내 마음에 진주처럼 남아 있었다. 그렇지만 지난밤에는 네가 미소를 짓지 않더구나. 너는 고민하는 사람처럼 한숨을 쉬고 있었다.‥‥" 마리아는 예수를 슬프게 쳐다보신다.

"어머니, 저는 피곤했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모든 것이 정직이고 사랑인 이 집과 같지는 않아요. 어머니는‥‥ 어머니는 제가 누구인지 아시니까 제게 있어서 세상과의 접촉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진창길을 걸어가는 어떤 사람과 같은 것입니다. 아무리 조심을 해도 진흙이 그에게 좀 튀고, 숨을 쉬지 않으려 해 보아도 고약한 냄새가 스며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깨끗함과 맑은 공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그것이 얼마나 괴로울지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 알아듣겠다. 그러나 네가 괴로워하는 것을 아는 것은 괴롭다‥‥."

"이제는 어머니와 같이 있으니 괴롭지 않습니다. 그것은 회상입니다.‥‥그러나 이 회상은 어머니와 같이 있는 기쁨을 더 아름답게 하는 데 소용됩니다."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몸을 숙여 어머니에게 입맞춤하신다. 예수께서 화덕에 불을 피웠기 때문에 얼굴이 새빨개져서 돌아오는 다른 마리아도 쓰다듬어주신다.

"유다에게 알려야 할 텐데." 이것이 알패오의 마리아의 걱정거리이다.

"필요 없습니다. 유다가 오늘 여기 올 것입니다."

"그걸 어떻게 아니?"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고 말씀이 없다.

"얘야, 매주 오늘에는 시몬 베드로가 온다. 그 사람은 새벽에 잡은 물고기를 내게 갖다 주려고 하는데, 아침 이른 시간이 지나면 온단다. 그 사람이 오늘은 기뻐할 거다. 시몬은 착한 사람이다. 여기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우리를 도와준단다. 그렇지요, 마리아?"

"시몬 베드로는 정직하고 착한 사람입니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러나 곧 보게 되실 다른 시몬도 훌륭한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 마중을 나가겠습니다. 곧 올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나가시고, 그동안 여자들은 빵을 화덕에 넣은 다음 집으로 돌아와서, 마리아는 샌들을 신고 아주 하얀 아마로 만든 옷을 입고 나오신다. 얼마 동안 시간이 지나고, 기다리는 동안 알패오의 마리아가 말한다. "이 일을 제 때에 끝내지 못했군요."

"이내 끝낼 거예요 그러면 예수는 무거운 것을 머리에 얹지 않고도 햇빛을 가리게 될 겁니다."

밖에서 문을 민다. "어머니, 제 친구들이 왔습니다. 들어오시오."

제자들과 목자들이 떼를 지어 들어온다. 예수께서는 두 목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들을 어머니에게로 데려오신다. "여기 어머니를 찾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어머니, 이 사람들의 기쁨이 되어 주십시오."

"안녕들 하세요?‥‥ 당신은?‥‥ 레위‥‥ 지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수가 말한 나이로 보아 너는 분명히 요셉이지, 이 이름이 이 집에서는 다정스럽고 신성한 이름이다. 이리 오너라, 이리들 오세요. 나는 여러분에게 기꺼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이 집은 여러분을 환영하고, 한 어머니는 여러분이, 또 너는 네 아버지를 통해서, 내 아기에 대해서 가졌던 사랑을 기억해서 여러분을 포옹합니다."

그것은 목자들에게 있어 큰 기쁨이고 황홀이었다.

"내가 마리아예요, 예. 당신은 행복한 어머니를 보셨지요. 그런데 나는 여전히 행복한 어머니입니다. 지금도 내 아들이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있는 것을 보니 행복합니다."

"그리고 어머니, 이 사람이 시몬입니다."

"자네는 착했기 때문에 은총을 받을 자격을 얻었다네, 나는 그걸 알고 있어요. 하느님의 은총이 항상 자네와 같이 있기 바라네."

세상의 관습을 더 잘 알고 있는 시몬은 땅에까지 몸을 굽히고 팔을 가슴에 교차시킨 자세로 인사를 드린다. "은총의 참 어머니이신 분께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빛을 알고 또 달의 반사광보다 더 기분 좋은 그 빛의 반사광이신 어머님을 알게 된 지금 저는 영원하신 분께 다른 것을 청하지 않겠습니다."

"이 사람은 가리옷의 유다입니다."

"제게도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 대해서 제가 느끼는 존경 앞에서는 제 어머니에 대한 제 사랑이 자취를 감춥니다."

"내게 대해서가 아니라, 예수에 대해서라야 하네. 예수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는 것이지.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원치 않네. 내가 부탁하는 것은 오직 예수를 위해서일 뿐일세. 자네가 고향에서 내 아들을 영광스럽게 했는지 알고 있네. 그러나 자네에게 또 말하지만, 내 아들이 최고의 영광을 자네에게 받은 장소가 자네의 마음이어야 하네. 그러면 내가 어머니 마음으로 자네에게 축복을 할 걸세."

"그리고 이 사람이 우리 요한입니다."

"자네가 예수 곁에 있다는 것을 안 때부터 나는 걱정을 놓았네. 자네를 알기 때문에 자네가 내 아들과 같이 있는 것을 안 때부터 마음이 놓였어. 내 마음의 평화인 자네가 축복받기 바라네." 그러면서 요한에게 입맞춤하신다.

베드로의 쉰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온다. "여기 불쌍한 시몬이 인사를 드리러 옵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화석처럼 굳어진 채로 서 있다.

그러나 곧 뒤이어 등에 메고 있던 둥근 바구니를 땅바닥에 던지고 자신도 땅에 엎디며 말한다. "아! 영원하신 주님! 그렇지만 선생님이 그러실 수는 없습니다! 여기 와 계시면서‥‥ 이 가엾은 시몬에게 아무 통지도 안 하시다니! 선생님, 하느님의 축복을 받으십시오! 아! 저는 정말 매우 기쁩니다! 선생님을 떠나서 여기 남아 있자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 그러면서 "일어나라. 시몬아, 일어나라니까!" 하고 말씀하시는 예수의 말씀은 듣지 않고 예수의 손을 어루만진다.

"예, 일어나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거 봐, 이 총각아(총각은 요한이다), 자네는 달려와서 내게 알릴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이라도 즉시 달려가게,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라고‥‥그리고 우선 유다의 집으로, 아주머니, 아드님이 곧 올 겁니다. 빨리 가, 이 사람아. 자네는 개들에게 쫓기는 산토끼라고 생각하란 말이야."

요한은 웃으면서 떠나간다.

베드로는 마침내 일어났다. 그는 땅에 던져져 있는 바구니 안에 있는 물고기를 드리고 싶기는 하지만, 핏줄이 불거진 짧고 두꺼운 손으로 예수의 긴 손을 계속 잡고 놓지 않은 채 입맞춤한다. "아! 안됩니다. 또 한 번 저를 데려가지 않고 떠나시는 것은 싫습니다. 다시는 절대로 절대로 선생님을 뵙지 못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있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그림자가 물체를 따라다니듯, 밧줄이 닻을 따라가듯이 따라가겠습니다. 선생님, 어디 계셨습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선생님은 어디 계실까? 무엇을 하고 계실까? 그리고 요한이라는 어린아이가 선생님을 보살펴 드릴 줄은 알까? 선생님이 너무 피로하지 않으시도록, 식사를 거르지 않으시도록 보살펴 드릴까?' 하고요 아! 저는 선생님을 잘 알거든요! ‥‥ 선생님은 더 야위셨습니다! 예. 더 야위셨어요. 요한이 선생님을 잘 보살펴 드리지 못했군요! 그에게 말하겠습니다‥‥그런데 선생님은 어디 가 계셨습니까? 아무 말씀도 안 해 주시는군요!"

"네가 내게 말할 기회를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군요. 그렇지만‥‥ 아! 선생님을 뵙는 것은 새로 빛은 포도주와 같습니다. 비록 냄새가 머리에 오르기는 하지만요. 아이고! 내 예수님!" 베드로는 너무 기뻐서 거의 울 지경이다.

"나도 아주 소중한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에도 너희들을, 너희 모두를 보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베드로야, 이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 두 사람은 내가 태어난 지 몇 시간밖에 안되었을 때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벌써 나를 위하여 고통을 겪었다. 여기는 나 때문에 아버지도 어머니도 잃은 아들이다. 그러나 너희 모두에게서 많은 형제들을 얻게 되었지?"

"선생님, 그것은 물으시나 마나입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지만 만일 마귀가 선생님을 사랑한다면, 선생님께 대한 그의 사랑 때문에 그를 사랑할 것입니다. 당신들도 가난하다는 것을 알겠군요. 그러면 우리는 같은 사람들입니다. 입맞춤하게 오시오. 나는 어부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새끼 비둘기보다도 더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또 솔직하고요. 내가 거칠더라도 개의치 마시오. 거친 것은 겉모양뿐이고, 속은 아주 꿀과 버터 같답니다. 그렇지만 착한 사람들에 대해서 그렇단 말이지요‥‥왜 그런고 하니 악인들에 대해서는‥‥."

"이 사람은 새 제자이다."

"이 사람은 벌써 본 것 같은데요‥‥."

"그렇다,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 그리고 이 사람 덕택으로 그의 도시에서 대접을 잘 받았다. 너희들이 서로 다른 지방에서 왔지만 서로 사랑하기를 부탁한다. 주님 안에서 모두 형제가 되어라."

"이 사람도 형제가 되면 저도 이 사람을 형제로 취급하겠습니다. 그리고‥‥예‥‥ (베드로는 경고를 하는 것 같은 솔직한 눈길로 유다를 뚫어지게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렇지‥‥ 말하는 것이 낫겠지‥‥그래야 자네가 나를 즉시, 그리고 잘 알게 될 거야, 내 말은 이렇네. 나는 일반적으로 유다 사람들을 별로 존경하지 않고, 그중에서도 예루살렘 사람들을 존경하지 않네. 하지만 나는 정직해. 그러니까 자네는 내 정직을 믿어야 되네, 자네들에 대해 가진 모든 생각은 제쳐두고, 자네를 형제 같은 제자로만 보고자 하니까 말일세. 이제는 내 생각과 행동이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은 자네에게 달렸네."

"시몬, 내게 대해서도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나?" 하고 열성당원이 빙그레 웃으면서 묻는다.

"아! 자네를 못 봤었군! 자네에 대해서는? 아! 자네에 대해서는 아니야. 정직하다는 것이 자네 얼굴에 씌어 있어. 냄새 좋은 기름이 물이 배어나는 질그릇을 통해서 스며 나오는 것처럼 자네 마음에서 착함이 밖으로 스며 나오고 있어. 그리고 자네는 나이를 먹었어. 그것이 언제나 장점은 아니지. 어떤 때는 나이 먹으면 먹을수록 더 불성실하고 더 고약해지기도 하니까, 그렇지만 자네는 질 좋은 포도주와 같이 행동하는 사람들 축에 끼이네. 그런 포도주는 오래 묵으면 묵을수록 찌꺼기가 더 가라앉고 맛이 더 좋아지거든."

"베드로야, 네가 잘 판단하였다"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이제는 이리들 오너라. 여자들이 우리를 위하여 일하는 동안, 우리는 시원한 정자에서 좀 쉬기로 하자.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것은 정말 즐겁구나! 곧 이어서 모두 같이 온 갈릴래아를 돌아다니자, 그리고 더 멀리까지. 실은 모두는 아니다. 레위는 이제 만족을 얻었으니, 엘리야에게 돌아가서 마리아가 안부 전한다고 말해야 한다. 어머니 그렇지요?"

"내가 그에게 축복하고 이사악과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한다고 전하시오. 내 아들이 나를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어요‥‥그래서 내 아기의 첫 번째 친구들인 당신들에게 가겠습니다."

"선생님, 레위가 선생님이 아시는 그 편지를 라자로에게 가져갔으면 하는데요."

"시몬아, 그것을 준비하여라. 오늘은 아주 즐거운 날이니, 레위는 내일 저녁에 떠나서 안식일 전에 늦지 않게 도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친구들, 자 오시오‥‥."

일행은 녹음이 우거진 정원으로 나간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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