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공생활 첫째 해 (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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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 공생활 첫째 해 (26~30)

by mrsoojak 2021. 12. 26.

폴 루벤스, 고기잡이 기적, 55*85cm, 1618년, 런던국립박물관

 

26. 코라진 근처에서 문둥병자를 고쳐 주시다.

 

오늘 아침 채 밝아 오기 전부터 어떤 불쌍한 문둥병자가 완전한 사진과 같이 명확하게 내 영적인 눈에 나타났다.

그 사람은 정말 인간 폐물이다. 몇 살이나 되었는지 말할 수가 없겠다. 그만큼 그 병으로 인하여 훼손되었다. 해골처럼 마르고 반벌거숭이로, 바싹 마른 미라 같은 육체를 보이고 있다. 손과 발은 뒤틀렸고, 떨어져 나간 부분들이 있어서 그 볼품없는 손발이 이제는 사람의 것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마디가 떨어져 나가고 뒤틀린 손은 어떤 날개 달린 괴물의 발 같고, 발은 소의 굽과 같다. 그만큼 오그라들고 흉하게 되었다.

그리고 머리는!... 묻지 않고 두어서 태양과 바람으로 미라처럼 된 시체의 머리가 이 머리와 같으리라고 생각한다. 여기저기 몇 군데 머리털 뭉치가 머리로 인하여 거칠어진 것같이 누르스름하고 딱딱해진 피부에 달라붙어 있고, 눈은 겨우 반쯤 떠져 있고 움푹 들어갔으며, 입술과 코는 벌써 병이 갉아먹어서 연골이 드러나 있고, 잇몸과 귀는 보기 흉한 잇몸과 외이(外耳)의 흔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어떤 고령토같이 누런 주름투성이의 피부가 덮여 있는데, 그 밑에서는 뼈가 뚫고 나오는 것 같다. 이 피부의 역할은 그 보잘것없는 뼈들을 온통 흉터투성이이고 썩은 냄새가 나는 헌데로 갈기갈기 찢어진 그의 가소로운 부대 속에 함께 모아 두는 일일 것이다. 한마디로 폐인이다!

이 광경을 보니 꼭 땅 위를 돌아다니는 죽음의 유령이 생각난다. 이 죽음의 유령의 해골은 주름투성이의 누렇게 뜬 피부가 덮여 있고, 온통 누더기로 된 더러운 망또를 두르고 있다. 이 문둥병자는 죽음의 유령이 들고 있는 낫은 들고 있지 않지만, 어떤 나무에서 찢어냈을 것이 틀림없는 마디가 많은 지팡이를 들고 있다.

그 사람은 인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한 동굴 어귀에 있다. 진짜 동굴같은 것이어서, 어떻게나 퇴락했는지 그것이 원래 무덤이었는지 나무꾼들 오두막집이었는지 또는 어떤 허물어진 집의 잔해인지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는 그가 사는 동굴에서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한길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로, 먼지가 많이 나고 아직 햇빛을 받고 있다. 길에는 아무도 없다. 눈닿는 데까지 해와 먼지와 적막뿐이다. 서북 쪽으로 올라가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에는 마을이나 도시가 있는 것 같다. 적어도 1킬로미터는 떨어진 곳에 집들이 보인다.

문둥병자는 바라보다가 한숨을 쉰다. 그리고는 이가 빠진 사발을 들고 작은 개천의 물을 뜬다. 그것을 마신다. 그리고 동굴 뒤쪽에 가시덤불이 엉겨 있는 곳으로 들어가 몸을 구부리고 땅에서 야생 무를 뽑는다. 개천으로 돌아와, 개천의 얼마 안 되는 물로 무에 묻어 있는 제일 큰 흙덩어리를 씻어 내고 손가락 마디가 떨어져 나간 손으로 힘들게 입에까지 가져다가 천천히 먹는다. 그 야생 무들은 나무처럼 단단해서 씹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물을 여러 모금 마시는 데도 무에 침만 많이 바를 뿐 넘기지를 못한다.

"아벨, 어디 있나?"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문둥병자는 몸을 움직이고, 입술에는 미소 비슷한 것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 입술이 어떻게나 쏠렸는지 미소를 지으려고 해 보는 것이 흉하게만 보인다. 그는 찌르륵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는데, 그 목소리는 내가 정확한 이름은 모르는 어떤 새들의 울음소리 같다. "나 여기 있어! 난 자네가 오리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어. 난 자네가 무슨 불행한 일을 당했나 보다고 생각하고 슬펐었네.... 만일.... 자네 마저 없어지면 불쌍한 아벨에겐 뭐가 있겠나?"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큰길을 향하여 율법에서 허락하는 거리에까지 간다. 그가 길 쪽으로 반쯤 간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기 때문에 그를 볼 수 있다.

큰 길에는 어떤 사람이 오는데, 어떻게나 빨리 걷는지 꼭 뛰어 오는 것 같다.

"아니 그런데 자네 사무엘인가? 아이고! 만일 당신이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면, 당신이 누구이든간에 나를 해치지 마세요!"

"아벨, 날세. 원기왕성한 나란 말이야. 내가 얼마나 빨리 뛰어 오나 보게. 내가 늦었다는 건 나도 알아. 그리고 자네 때문에 괴로웠어. 그렇지만 자네가 알게 되면... 아이고! 자넨 기뻐할걸세. 그리고 여기 늘 가져오는 빵 덩어리뿐만 아니라 방금 구운 맛있는 큰 빵을 통째로 가져왔는데, 이게 전부 자네 거야.. 또 맛있는 생선과 치즈도 있어. 모두 자네 줄 거야.. 가엾은 친구, 나는 자네에게 한층 더 큰 잔치에 갈 준비를 시키기 위해서 자네가 잘 먹기를 바라네..."

"그렇지만 자네가 어떻게 돈이 이렇게 많은가? 난 알 수가 없네..."

"조금 후에 말해 줄게."."

"그리고. 이제 자네 같지가 않단 말이야!"

"이걸 알란 말이야. 난 가파르나움에는 성인이신 저 선생님이 계시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갔지..."

"거기 서 있어. 더 오지 마. 난 오염돼 있단 말이야."

"! 상관없어. 난 이제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바로 예수께서 고쳐 주시고 잘 대우하여 주신 저 불쌍한 꼽추였던 그 사람이 사실 빠른 걸음으로 문둥병자에게서 몇 발걸음 되는 데까지 온 것이다. 그는 걸어오면서 말하였고 행복스럽게 웃는다.

그러나 문둥병자는 또 말한다. "제발 거기 서 있으란 말이야. 만일 누가 자넬 보면..."

"걸음을 멈추네. 보게, 여기 먹을 것을 놓아 두네. 내가 말하는 동안에 먹게." 그는 꾸러미를 큰 돌에 내려놓고 펼친다.

그런 다음 몇 걸음 물러난다. 그동안 문둥병자는 앞으로 다가와서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호화로운 식사에 달려든다. "아이고!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은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야. 참 맛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굶고서 자러 갔을 거라는 걸 생각해 보게. 오늘은 동정을 베풀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자네마저 안 오니...... 무를 씹었었지..."

"불쌍한 아벨! 나도 그 생각은 했어.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말했어. '좋다, 지금은 그 사람이 침울하겠지만, 그다음에는 행복하게 될 거다!'하고!' 말이야!"

"그래, 이 맛있는 음식 때문에 행복하지. 그렇지만 그다음에는..."..."

"아니야, 자넨 영원히 행복할 거야."."

문둥병자는 머리를 좌우로 흔든다.

"아벨, 이걸 알게. 자네가 믿음을 가질 수 있다면 행복해질 걸세."."

"그렇지만 누구를 믿으라는 거야?"?"

"선생님을. 나를 고쳐 주신 선생님을 믿으란 말이야."

"그렇지만 나는 문둥병자이고, 그것도 아주 중증인데,, 어떻게 그분이 나를 고칠 수가 있다는 거야?"?"

"오오! 그분은 고치실 수 있어. 그분은 성인이야."

"그래, 엘리세오도 문둥병자 나아만을 고쳐 주었지... 그건 나도 알아... 그렇지만 나는... 나는... 요르단강에 갈 수가 없단 말이야."

"자네는 물을 쓸 필요 없이 고쳐질 거야. 이거 봐, 그 선생님은 메시아야. 알겠어? 메시아! 하느님의 아들이야. 그분은 믿음을 가진 사람은 모두 고쳐 주셔. 그분이 '내가 원한다'하고 말씀하시면 마귀들이 도망치고, 사지가 다시 제대로 되고, 소경들이 다시 보게 된단 말이야."

"아이고! 내가 믿음을 가진다면! 그렇지만 내가 어떻게 메시아를 볼 수 있나?"

"그거야... 나는 이 때문에 왔어. 선생님은 저기 저 마을에 계셔. 오늘 저녁 어디에 계신지 난 알고 있어. 자네가 가고 싶다면... 난 혼자 이렇게 생각했어. '아벨에게 이 말을 해야지. 그래서 아벨이 믿음이 있다는 것을 고백하면 선생님께 데리고 와야지.'"

"사무엘, 자네 미쳤나? 만일 내가 마을에 가까이 가면 돌에 맞아 죽을 텐데."."

"아니야. 집 있는 데까지는 안가. 곧 밤이 될 터인데, 자네를 저 작은 수풀까지 데리고 갈 거야.. 그리고는 선생님을 모시러 가서, 자네한테 모셔올 거야...."

"가게! 즉시 가라고!! 내 힘으로 그곳까지 가겠네. 나는 울타리 뒤쪽에 있는 도랑으로 해서 가겠네. 그렇지만 자네는... 가보게... 가보라고...... 가보게... 가보라고... 아이고! 이 사람아, 모시러 가란 말이야! 이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자넨 모를 거야.. 그리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문둥병자는 이제 음식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는 친구에게 애원하면서 울고 손짓을 한다.

"나는 갈 테니까 자네도 오게." 예전의 꼽추는 달음박질로 떠나간다.

아벨은 길을 따라 나 있는 도랑, 말라붙은 바닥에 덤불이 가득 차 있는 도랑으로 가까스로 내려간다. 한가운데에 겨우 가느다란 물줄기가 있다. 이 불쌍한 사람이 길에 지나가는 사람의 망을 늘 보면서 덤불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동안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두 번을 납작 엎드린다. 첫 번째는 말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꼴을 지고 마을 쪽으로 가는 남자 세 사람이었다. 그런 다음 그는 다시 계속해 간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예수께서 사무엘과 같이 작은 수풀에 도착하신다.

"그 사람이 곧 여기 올 것입니다. 그 사람은 상처들 때문에 천천히 다닙니다. 조금만 참으십시오."

"나는 급하지 않소."

"고쳐 주시겠습니까?"

"그 사람이 믿음이 있소?"

"아이고!.... 몇 해 동안 궁핍한 생활을 한 끝에 그 음식을 보았는데, 몇 입 먹고서는 여기 오려고 다 버렸습니다."

"그 사람을 어떻게 알았소?"

"이렇습니다... 저는 불행하게 된 뒤로는 동냥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다니느라고 길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습니다. 여기는 1주일에 한 번씩 지나다녔는데, 그러다가 저 불쌍한 사람과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하루는 하도 배가 고파서, 늑대라도 도망치게 할 정도로 억수같이 퍼붓는 소나기를 맞으면서 무엇 좀 없을까 하고 마을로 가는 길까지 나왔었습니다. 그 사람은 개처럼 쓰레기를 뒤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동정하는 분들이 준 마른 빵을 배낭에 가지고 있었기에 그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들은 친구가 되었고, 저는 매주 다시 와서 그 사람의 식량을 대주곤 합니다. 제가 있는 대로요. 많으면 많이 주고 얼마 안 되면 조금밖에 못주지요. 그 사람이 제 형제인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합니다. 선생님이 고맙게도 저를 고쳐 주신 그날 저녁부터 저는 그 사람을 생각하고... 또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사무엘, 당신은 착한 사람이오. 그렇기 때문에 은총이 당신을 찾아온 것이오.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모든 것을 받을 자격이 있소. 그런데 덤불 속에 무엇인가 있는데..."

"아벨, 자넨가?"

"그래, 나야."

"이리 오게. 선생님이 여기 호두나무 밑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계시네."

문둥병자는 도랑에서 나와 둑 위의 길로 올라온다. 그리고 그 길을 건너서 풀밭으로 걸어온다. 예수께서는 매우 높은 호두나무에 기대 서서 그를 기다리신다.

"선생님, 메시아, 거룩하신 분,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하고 말하면서 그는 예수의 발 앞에 풀에 주저앉는다.. 얼굴을 땅에 대고서 또 이렇게 말한다.

"! 주님, 주님이 원하신다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그는 용기를 내서 무릎을 꿇고 뒤틀린 손이 달린 앙상한 팔을 내밀고 뼈가 앙상한 추한 얼굴을 내민다.... 나병균이.... 갉아먹은 병든 눈구멍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예수께서는 그를 지극한 연민의 정으로 내려다보신다.. 예수께서는 무서운 병이 모조리 먹어치우고 있는 빼빼 마른 사람을 내려다보시는데,, 그 사람이 어떻게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참된 애덕이 있어야 그 옆에 있을 수 있을 지경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 불쌍한 사람을 쓰다듬으시려는 듯이 손을, 당신의 아름답고 건강한 흰 손을 내미신다.

이 사람은 일어나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뒤로 젖히며 외친다.

"저를 만지지 마십시오!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신다. 그리고 장엄하게 다정스러운 친절을 나타내시며 나병균에 휩쓸린 머리에 손가락을 얹으시고 목청을 돋우시어,, 오직 사랑뿐이시면서도 명령적인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내가 원하니 깨끗하여져라!" 손은 몇 분 동안 그 가엾은 머리에 얹힌 채로 있다. "일어나시오. 그리고 사제를 가서 만나시오. 그리고 율법이 명하는 것을 하시오. 내가 당신에게 어떻게 해 주었는지를 말하지 말고, 다만 착하게 살고 결코 죄를 짓지 마시오. 그대에게 축복하오."

"! 주님! 아벨! 아니, 자네 완전히 나았어!" 친구가 완전히 낫는 것을 보는 사무엘은 기뻐서 외친다.

"그렇소. 이 사람은 성하게 되었소. 그의 믿음이 이 은혜를 그에게 가져다주었소.. 잘 가시오. 평화가 그대와 함께 있기를."

"선생님!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율법이 명하는 것을 하시오. 그런 다음 다시 만납시다. 다시 한번 내 축복이 그대 위에 내리기를 바라오."

예수께서는 사무엘에게 남아 있으라는 손짓을 하시면서 떠나가신다.. 그리고 두 친구는 그 불행한 은신처에 마지막으로 머무르려고 상현 달빛을 받으며 동굴로 돌아가는 동안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27. 가파르나움의 베드로의 집에서 반신불수를 고쳐 주시다

 

같은 날(1944) 119, 조금 뒤에

 

겐네사렛 호수의 물가가 보이고, 호숫가에 끌어올린 고기잡이 배들이 보인다. 거기에는 베드로와 안드레아가 배에 기대 서서 일꾼들이 가져온 그물들을 손질하고 있다. 그 그물들은 일꾼들이 지저분한 것을 호수에 털어버렸지만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10미터쯤 떨어진 곳에서는 요한과 야고보가 그들의 배에 몸을 구부리고 사환 한 사람과 50세 내지 5555세가량 된 남자의 도움을 받으며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있는데, 사환 아이가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또 야고보와 모습이 아주 비슷한 것을 보면 아마 제베대오인 것 같다.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어깨를 배에 대고, 아무 말도 없이 그물코를 매만지고 부표들을 제자리에 고쳐 다를 일을 하고 있다. 그저 이따금씩만 그들의 일에 대하여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데,, 내가 알기로는 일이 신통치 않았던 것 같다.

베드로는 돈주머니가 비었다거나 쓸데없이 피로했다고 불평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말한다. "이거 기분 나쁘단 말이다... 저 불쌍한 사람들을 어떻게 먹이느냐 말이야. 헌금은 있다고 해야 가뭄에 콩 나듯이,, 그리고 요 나흘 동안에 받은 이 10 데나리온과 7드라크마는 건드리지 않겠다. 이 돈을 누구에게 주어야 할지는 선생님만이 알아서 하실 거니까,, 그런데 선생님은 안식일 전에는 안 돌아오시거든!! 고기라도 잡혔으면!...... 잔챙이를 끓여서 저 불쌍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집에서 누가 투덜거렸더라도 그건 상관하지 않았을 거다. 성한 사람들은 급식을 받으러 나갈 수 있지만, 병자들은 어떻게 하느냐 말이야!..."

"저 반신불수 말이야!... 그리고 저 사람들은 반신불수를 데리고 오느라고 길을 많이 걸었거든..."하고 안드레아가 말한다.

"이거 봐, 내 생각에는 말이야... 선생님과 떨어져 있을 수는 있지만, 선생님이 왜 우리를 항상 데리고 다니지 않으시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도와줄 수 없는 저 불쌍한 사람들은 보지 않게 될 거고,, 또 본다 하더라도 '선생님이 여기 계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란 말이다."

"나 여기 있다!" 예수께서는 부드러운 모래 위로 조용히 걸어서 가까이 오셨다.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깜짝 놀라서 외친다. "아이고! 선생님!" 그리고는 부른다. "야고보, 요한! 선생님이 오셨네. 어서 오게!"

두 사람은 달려온다. 그리고 모두가 예수를 바짝 에워싼다. 어떤 사람은 예수의 옷에 입맞춤하고, 어떤 사람은 손에 입맞춤한다. 그리고 요한은 예수의 허리를 껴안고 머리를 예수의 가슴에 기대기까지 한다. 에수께서는 요한의 머리에 입맞춤하신다.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느냐?"

"샌생님..."

"왜들 그랬느냐?"

"선생님을 뵙고, 선생님을 뵙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그랬고, 또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을 위해서도 그랬습니다. 저 사람들은 이틀 전부터 또 그 이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했습니다. 저기 아무것도 심지 않은 밭 가운데 있는 저 오두막집이 보이지요, 그 사람들을 거기에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곳은 배를 손보는 사람들이 배 고치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저는 반신불수 한 사람과 열이 많은 남자 한 사람, 그리고 엄마 품에서 죽어가는 어린아이를 그곳에 머무르게 했습니다. 선생님을 찾아가라고 보낼 수가 없었거든요."

"잘했다.? 그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라면서!"

"그러면요.. 그렇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다리밖에 없습니다. 저 사람들은 선생님을 찾아가기에는 너무나 좋지 못한 상태에 있습니다. 저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제가 받은 헌금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맡으십시오."

"베드로야, 네가 직접 주어도 되었을걸 그랬다. 물론이다.... 베드로야, 나 때문에 네가 비난을 듣고 지치고 했으니 안되었구나."

"아니올시다, 주님. 그 때문에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다만 자선을 더 베풀 수 없었던 것이 슬플 뿐입니다. 그렇지만 정말이지 저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모두가 최선을 다했습니다."

"안다. 네가 헛수고를 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음식은 없었다 하더라도 사랑은 남아 있다. 살아 있고, 활발하고,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 거룩한 사랑이 말이다."

어린인들이 "선생님이다! 선생님이야! 예수님이 오셨다! 예수님이 오셨어!"하고 외치면서 달려온다. 그들이 예수께 매달리니,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면서 그들을 쓰다듬어 주신다.

"시몬아, 나는 네 집으로 돌아가겠다. 너와 다른 사람들은 내가 왔다고 말하여라. 그리고 병자들을 데려오너라."

제자들은 빨리 여러 방향으로 간다. 그러나 예수께서 오셨다는 것은 어린이들 덕택으로 가파르나움 전체가 알고 있다. 어린이들은 벌통에서 나와 꽃을 찾아가는 벌들과 같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그 꽃들이 집과 길거리와 광장들이다. 어린이들은 좋아라고 왔다 갔다 하면서 엄마와 지나가는 사람들과 햇볕을 쬐고 있는 노인들에게 소식을 알리고는 다시 와서 그들을 사랑하는 분이 또 쓰다듬어 주기를 기다린다. 그중에서 담대한 한 어린이는 예수께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 오늘은 우리들한테 말해줘요. 우린 선생님이 좋아요. 그리고 우린 어른들보다 더 착해요."

예수께서는 어린 심리학자에게 미소를 지으시면서 약속하신다. "너희들한테만 말해주마." 그리고는 어린이들 앞장을 서서 집으로 가셔서 당신이 늘 하시는 평화의 인사를 하신다. "평화가 이 집에 있기를."

사람들이 뒤에 있는 방으로 몰려온다.. 그 방은 그물, 밧줄, 바구니, , , 식량을 넣어두는 방이다. 베드로가 그 방을 예수님더러 쓰시라고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드로는 자리를 내느라고 모든 것을 한구석으로 몰아 놓았다. 그 방에서는 호수가 보이지 않고, 그저 물결이 가볍게 철썩거리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 그 대신에 정원의 푸르스름한 낮은 담과 늙은 포도나무와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가 보인다. 사람들이 방에서 넘쳐 정원으로, 정원에서 길로 나가서 행길에까지 몰려 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시작하신다. 앞줄에는 위압적인 태도와 그들에 대하여 서민들이 가지게 되는 두려움 덕택으로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지위가 높은 다섯 사람이다. 넓은 겉옷 하며,, 호화로운 옷 하며,, 교만한 태도 하며,, 그 모든 것으로 보아 그들이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학자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당신 둘레에 꼭 어린이들을 두고자 하신다. 순진한 작은 얼굴들과 맑은 눈을 가지고 천사와 같은 미소를 짓는 어린이들이 빙 둘러앉아서 예수님을 보려고 얼굴을 쳐들고 있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하신다. 말씀하시면서, 당신 발 앞에 앉아서 팔짱을 끼고 머리를 당신 무릎에 기대고 있는 꼬마의 곱슬곱슬한 머리를 가끔 쓰다듬으신다. 예수께서는 그물과 바구니를 많이 쌓아 놓은 더미에 올라앉아 말씀하신다.

"'나의 사랑하는 이는 정원 가운데에서 향기를 만끽하고 백합꽃을 꺾으려고 향기 가득한 화단이 있는 그의 정원으로 내려왔네.... 그이는.... 백합꽃 향기를 만끽하네.' 이것은 이스라엘의 메시아인 나의 조상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한 말입니다.

내 정원!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천사들이라는 꽃이 만발하여 있는 하늘의 정원보다 더 아름답고 하느님께 더 어울리는 정원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외아들이요 사람의 아들인 내가 원한 것은 다른 정원입니다. 사람의 아들이라고 한 것은 내가 사람을 위하여 육체를 가지고 났기 때문인데, 육체를 가지고 나지 않으면 사람이 육체로 지은 죄를 대속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만일 하느님의 아들들인 아담의 아들들이 벌통에서 나오는 귀여운 벌들과 같이 지상낙원에서 퍼져 나와서, 모두가 천국에 가기로 운명 지어져 있는 성인들의 무리를 이 세상에 가득 채웠더라면,, 이 정원도 하늘의 정원보다 그리 못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원수가 아담의 마음에 찔레나무와 가시나무의 씨를 뿌렸고, 거기에서 찔레나무와 가시나무가 땅에 퍼졌습니다. 이제는 정원이 아니라, 열병이 들어있고 뱀이 살고 있는 황량하고 잔인한 수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사랑하시는 아들은 맘몬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아직 정원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천상 음식, 즉 사랑과 순결을 배불리 먹을 정원이 있고, 그에게 소중한 백합꽃을 딸 화단이 있습니다. 육욕과 탐욕과 교만의 때게 없는 정원이요 화단입니다. 이 어린이들이 바로 그 정원과 화단입니다. 그러면서 예수께서는 주의를 기울이고 쳐다보는 빙 둘러앉은 머리 위로 손을 스치게 하시며 할 수 있는 대로 많은 어린이들을 쓰다듬어 주신다. 다만 한번 어린이들의 머리를 스치시는데, 그들을 기뻐서 환하게 웃는다) 이 어린이들이 내 백합꽃입니다.

솔로몬은 그의 영화 속에서도 골짜기에 향기를 풍기는 백합꽃보다 더 아름다운 옷을 입지 못하였고, 진주 빛깔 같은 꽃받침을 가진 백합꽃의 아름다움보다 더 그윽하면서도 호화롭게 꾸며진 아름다운 왕관을 쓰지 못하였습니다. 그렇지마는, 내 마음에는 이 어린아이들 중의 어느 어린이보다도 더 값어치가 있는 백합꽃은 없습니다. 다만 백합꽃만 가꾸어 놓은 부자들의 화단이나 정원이라도 깨끗하고, 순진하고, 솔직하고, 소박한 이 어린이들 중의 어느 하나만 한 값어치가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남녀 여러분! 재산이나 지위가 훌륭하거나 보잘것없거나 한 여러분, 잘 들으시오! 나를 알고 사랑하려고 여기 와 있는 여러분은 내 사람이 되는 첫째 조건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어려운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또 한층 더 어려운 본보기도 주지 않겠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이 어린이들을 본보기로 삼으시오'하고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중에 아직 자라지 않고 아주 어린 아들이나 조카나 동생이 집에 없는 사람이 있습니까? 맑은 새벽과 같이 깨끗한 영혼을 가진 이 순진한 어린이들 중의 하나가 부부와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 휴식이 되고 위안이 되고 유대가 되지 않습니까? 이들의 얼굴이 불화를 사라지게 하고, 희망이 솟아나게 하며, 이들이 쓰다듬는 것으로 인하여 눈물이 마르고 생명력이 솟아나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이들에게 그와 같은 힘이 있는 것입니까? 약하고 무력하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말입니다. 그것은 이들이 하느님을 모시고 있고, 하느님의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믿을 줄 안다는 참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어린이들은 믿고 원할 줄을 압니다. 이들은 이 사랑과 이 믿음을 가지고 살 줄을 압니다. 이 어린이들과 같이 소박하고 깨끗하고 사랑하고 솔직하고 믿는 사람이 되시오.

이 어린이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어린이보다 더 훌륭한 현자는 이스라엘에 없습니다. 이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것이고, 하느님의 나라는 이들의 것입니다. 아버지의 축복을 받고 아버지의 아들의 사랑을 받는 내 정원의 꽃들, 내 평화가 너희들 위에 있고, 내 사랑을 위하여 너희들을 본받을 사람 위에 있기를 바란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셨다.

"선생님!" 하고 군중 가운데에서 베드로가 소리친다. "여기 병자들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선생님이 나오시는 것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사람들 때문에 꼼짝 못 합니다........ 그리고 서 있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뚫고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이 사람을 돌려보내야 하겠습니까?"

"아니다, 지붕으로 해서 내려보내라."

"좋습니다. 곧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말로 집의 일부를 이루지는 않아서 시멘트로 된 옥상이 없고, 섶 다발로 된 지붕에 일종의 슬레이트 같은 것을 얹은 방의 지붕 위에 사람 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그 슬레이트가 어떤 돌인지는 모르겠다. 그 지붕에 구멍을 뚫고 밧줄로 병상을 내려보내는데, 거기에는 불구자가 한 사람 있다. 병상이 바로 예수님 앞에 내려졌다. 사람들은 더 잘 보려고 한층 더 밀려든다.

"너도 그렇고, 나를 데려온 사람들도 그렇고, 모두 대단한 믿음을 가졌었구나."

"아이고! 주님! 어떻게 주님을 믿지 않겠습니까?"

"좋다. 그러면 내가 말하겠다마는, 아들아(그 남자는 나이 어린 젊은이다) 네 죄가 모두 용서를 받았다."

그 남자는 울면서 예수님을 쳐다본다.... 그.... 사람은 육체의 병이 낫기를 바랐기 때문에 약간 불만족스러운지도 모르겠다. 바라시아파 사람들과 학자들은 서로 수군거린다.. 그들은 경멸하는 태도로 코와 이마와 입을 찌푸린다.

"왜 여러분은 입술보다는 마음속으로 한층 더 그렇게 불평을 하십니까? 여러분 생각에는 반신불수 환자에게 '네 죄가 용서를 받았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일어나 네 병상을 가지고 걸어가라'라고' 말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쉽습니까? 여러분은 하느님만이 죄를 사해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지요. 그러나 여러분은 이보다 더 위대한 것이 무엇이냐 하는 데에는 대답을 못하실 것입니다. 그것은 이 사람이 육체의 기능을 잃고 나서 재산을 모두 써버렸지만 아무도 그의 병을 고쳐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능력을 가지신 분은 하느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내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도록, 사람의 아들이 육체와 영혼, 그리고 땅과 하늘에 대하여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도록 이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일어나, 네 병상을 들고 걸어가라. 집으로 가서 거룩하게 살아라.'"

그 남자는 몸을 흔들고 한번 부르짖더니 벌떡 일어나 예수의 발 앞에 쓰러지면서 발에 입맞춤을 하고 쓰다듬으며 한꺼번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의 부모와 군중도 울고 웃고 한다. 그런 다음 군중은 그 사람의 의기양양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섰다가 그의 뒤를 따라가며 축하한다. 군중은 환영하지만 교만한 다섯 사람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거만하게 말뚝처럼 뻣뻣하나 몸으로 자리를 뜬다.

이렇게 해서 아직 젖먹이인데 꼭 해골같이 바짝 마른 어린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는 어린아이를 예수께 내밀면서 그저 이렇게만 말한다. "예수님, 선생님은 이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셨지요. 선생님의 사랑과 선생님의 어머니의 사랑의 이름으로!..." 그러면서 그 여자는 운다.

예수께서는 정말 다 죽어가는 아기를 받아서 가슴에 대신다. 그리고 작은 얼굴은 밀랍같이 하얗고 입술은 자주색으로 변하였고, 눈꺼풀은 벌써 감긴 어린아이를 당신 입에 갖다 댄 채로 잠시 계신다. 한 동안 그대로 계신다.... 그런다가 아이를 당신의 황금색 수염에서 떼어놓으시니, 작은 얼굴은 볼그레해졌고 작은 입에는 어린이다운 미소가 살짝 지어진다. 그의 눈은 또릿또릿 해져서 신기한 듯이 주위를 빙 둘러본다. 처음에는 오그라들었던 그의 손이 예수의 머리와 수염을 가지고 장난한다. 예수께서는 웃고 계신다.

"아이고! 내 아들아!"하고 엄마는 몹시 기뻐서 부르짖는다.

"받아 가지고 가서 행복하고 착하게 사시오."

그리고 여인이 다시 살아난 아기를 받아서 품에 꼭 껴안으니, 아기는 음식에 대한 그의 권리를 즉시 행사해서 옷깃을 찾아 젖히고는 좋아하며 꿀떡꿀떡 젖을 먹는다.

예수께서는 축복하시며 지나가신다. 예수께서는 고열에 시달리는 병자가 있는 문간으로 가신다.

"선생님, 자비를 베푸십시오!"

"당신도 착하게 살고, 다시 찾은 힘을 정의를 위해 쓰시오." 예수께서는 그를 쓰다듬어 주시고 나가신다.

예수께서 호숫가로 가시는데, 많은 사람이 혹은 따라오고 혹은 앞서가며 찬미하고 간청한다. "저희들은 선생님 말씀을 듣지 못했습니다.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들에게도 말씀해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그렇게 하겠다는 표를 하신다. 그런데 군중이 죄어서 숨이 막힐 지경이므로 베드로 베에 오르신다. 그것도 부족하다. 사람들이 배의 걸상에까지 예수를 따라오기 때문이다. "배를 바다에 띄우고 호숫가에서 조금 떼어 놓아라."

 

- 여기서 환상이 끝난다.

 

28. 기적적인 고기잡이

 

환상이 시작될 때에 예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고 계셨다.

 

"봄에 꽃이 만발할 때에는 농부들이 좋아서 '열매가 많이 열겠구나'하고 말합니다. 이 희망으로 그의 마음은 매우 기쁩니다. 그러나 봄에서 가을까지, 꽃이 피는 달에서 열매가 익는 달까지는 얼마나 많은 세월과, 얼마나 많은 바람과 비와 햇볕과 돌풍이 지나가야 합니까! 그리고 또 전쟁이나 세도가들의 흉포가 있을 수도 있고, 초목이 병들고 농부들이 병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무 밑동을 노출시키거나 북주거나 하지 못하게 되고, 물도 못주고 어린 나무에 지주를 세워주지도 못하고 감도 매조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였던 나무가 오그라들거나 아주 죽어버리거나 열매가 떨어지거나 합니다!

여러분은 나를 따르고 나를 사랑하십니다. 여러분은 봄날의 초목들과 같이 착한 의향과 다정한 감정으로 몸을 치장하십니다. 정말이지 내 사도직이 시작되는 지금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빛나는 니산(Nisan, 과월절이 끼는 33월 말경에서 4월 초) 달의 온화한 우리 들판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잘 들으시오. 여러분은 사탄이 와서 여러분을 가뭄으로 마르는 것과 같이 그의 샘이 많은 입김으로 여러분을 말리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속은 그 얼음같이 찬 바람으로 여러분의 꽃을 얼릴 것입니다. 또 질풍과 같은 정열과 싫증이 장맛비처럼 끈질기게 올 것입니다. 나의 원수들과 여러분의 원수들이 와서 하느님을 통하여 꽃처럼 활짝 피었던 갈망의 열매를 모두 못쓰게 만들어 놓을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경고를 하는 것은 내가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병든 농부로서, 아니 병든 것 이상으로 죽어서 여러분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기적을 행하지 못하게 되면 모든 것이 쓸데없이 되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내 때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내가 씨를 뿌리고 가꿉니다. 그런 다음에 여러분이 단단히 조심만 하면 여러분에게서 그것이 자라고 익고 할 것입니다.

요나의 아들 시몬의 집에 있는 저 무화과나무를 보시오. 저 나무를 심은 사람은 옳고 알맞은 자리를 찾아내지 못하였습니다. 북향으로 된 축축한 담 근처에 심었기 때문에, 저 무화과나무가 살기 위하여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죽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 나무는 태양볕과 빛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렇게 구부러지기는 하였지만, 든든하고 자랑스럽게 서서 새벽부터 햇볕을 마셔 가지고 그것으로 수액을 만들어서 대단히 단 수백수천 개의 열매를 익혀 냅니다. 저 무화과나무는 저 혼자서 자신을 지켰습니다. 저 나무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조물주께서 사람들에게 기쁨과 양식을 주라고 나를 있게 하셨다. 나는 그분의 뜻에 내 뜻을 합치겠다!'하고 말입니다. 무화과나무가! 말도 못 하고 영혼도 없는 나무가 말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아들이요 사람의 아들들인 여러분이 저 나무보다 못하겠습니까?

영원한 생명의 열매를 맺어서 익히도록 단단히 조심하시오. 나는 여러분을 가꾸고, 마지막에는 그보다 더 강력한 것이 없을 그런 액을 여러분에게 주겠습니다. 제발 내 노력과 희생이 쓸데없이 되고 여러분의 영혼이 페허같이 된 것을 보고 사탄이 비웃게 하지 마시오. 빛을 찾고, 태양을 찾고, 힘을 찾고, 생명을 찾으시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이요, 힘이요, 태양이요, 빛입니다. 나는 내가 떠나 온 곳으로 여러분을 데려가려고 여기 왔습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를 불러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십계명 율법을 보여주려고 여기 왔습니다. 나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여라' 하는 이 사랑의 명령을 여러분에게 줍니다. 이것이 다른 어떤 선생이든지 행하는데 필요한 첫째 조건입니다. 십계명 중에서 가장 거룩한 계명입니다. 사랑하시오. 하느님을 통하여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주님으로 모시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도 하늘나라에서도 평화를 누릴 것이며, 이 평화는 그들에게 장막과 영예가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의 축복을 받고 마지못해 떠나간다. 병자도 없고 거지도 없다.

예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신다. "다른 두 사람을 불러라. 그물 치러 호수로 나가자."

"베드로야, 내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너를 사랑하는 이의 말을 항상 따르도록 하여라."

"선생님의 말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조수들을 큰 소리로 부르고 야고보와 요한도 부른다. "고기잡이 가세. 선생님께서 시키시네." 그리고 호숫가에서 멀어져 가는데 예수께서 이렇게 말한다. "그렇지만 선생님, 정말이지 지금은 좋은 시간이 아닙니다. 이 시간에는 고기들이 어디 가서 쉬고 있는지 모르거든요!..."

이물(벳 머리)에

그들은 호수 위에 반원을 그리며 나아가다가 그물을 친다. 몇 분 동안을 기다리니까 배가 이상하게 흔들린다. 배가. 이상하게 흔들린다고 한 것은 벌써 수평선 위에 높이 올라온 태양 밑에 호수가 거울같이 잔잔하기 때문이다.

"아니, 선생님, 고기들인데요!" 하고 베드로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한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이 없다.

"끌어올려라! 끌어올려!"하고 베드로가 조수들에게 명령한다. 그러나 배가 그물 있는 쪽으로 기운다. "이봐! 야고보! 요한! 빨리 오게! 노를 저어서 빨리 오라고!"!"

그들이 급히 왔고, 뱃사람들이 힘쓴 덕택으로 고기를 상하게 하지 않고 그물을 끌어올리게 되었다.

매들이 호숫가에 와닿는다.. 두 배가 꼭 붙어 있다. 한 바구니, 두 바구니, 다섯 바구니, 열 바구니, 바구니들에는 깜짝 놀라게 하는 고기가 가득가득 담겼는데, 그물 안에는 팔딱팔딱 뛰는 고기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있다. 살아 있는 은빛깔 고기와 청동색 고기들이 죽음을 면하고 빠져나가려고 심하게 요동을 친다. 그래서 이제는 해결 방법이 한 가지밖에 남지 않았다. 그물 안에 남아 있는 고기를 배 밑바닥에 쏟아 놓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하니. 죽어가는 생명들이 몸을 바들바들 떤다. 어부들의 발은 이 너무 많은 고기 속으로 발목 위에까지 파묻히고, 배들은 지나친 짐으로 인하여 홀수 선위에까지 잠긴다.

"뭍으로! 방향을 바꿔라! 돛을 한껏 올려라! 밑바닥을 조심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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