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나온 진단과 치료법은 사람의 체질과 환자의 병세와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 있음으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의사나 한의사의 전문가와 상담을 받으셔야 합니다..
건망증과 치매
지난달 영국 왕립학회에서 자신감 없는 사람들의 기억력이 더욱 급속히 떨어진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15년에 걸쳐 92명 노인을 조사한 결과, 자신감 결여군이 자부심이 강한 군보다 뇌 크기가 20%나 작았고 기억ㆍ학습기능도떨어졌다는 것. 기억하려는.기억하려는 ‘의지’가 기억하는 ‘능력’을 좌우하는 걸까? 그러나 최근전문가들의 견해는 바뀌고 있다. 자신감 결여, 우울증, 스트레스 등 기억력 상실의 원인으로 알려진 변수가 오히려 그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수치가 높거나 우울증이 있는 환자들이 정말 치매로 진행되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기억력이 영 예전같지 않다면 정말 치매를 의심해야 할까? 크기 줄어드는 뇌 늙으면 뇌는 작아진다. 성장이 완성된 20대에 비해 60~70대가 되면 10~15% 줄어든다. 국립보건원과 고려대의대가 총 12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표준뇌 부피를 계측한 결과 남성의 뇌는 평균 1,285㎣, 여성은 1,197㎣였다.
남성은 20대 1,395㎣에서 60~70대가 되면 1,191㎣로 14.6%, 여성은 감소비율이 약간 낮아 20대 1,246㎣에서 60~70대 1,141㎣로 8.4% 줄어든다. 노화의 과정으로 뇌의 세포들이 사멸하는 탓이다.
특히 병적으로 뇌가 위축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이다. 치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뇌가 줄고, 뇌에 단백물질이 뭉쳐 신경세포가 제 기능을 못해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을 만들지 못하는 병이다. 때문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기억력부터 나빠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계산능력, 언어능력, 판단력을 모두 잃게 된다.
암기에 시간이 걸릴 뿐하지만 뇌가 작아진 만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은 뇌 기능의 일부일 뿐이며 기억의 층위도 다양하다. 기억은 수초~몇분까지 기억하는 단기(1차) 기억, 수분에서 수일까지 기억되는 장기(2차) 기억, 장기기억을 초과하는 원격(3차) 기억으로 나뉜다. 즉 칠판 글자를 보고 공책으로 옮겨 적기까지 잠시 보관해두는 기억이 단기 기억이다. 반면 며칠 전 갔던찻집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장기 기억이다. 역대 대통령 이름, 어렸을때 살던 동네 이름처럼 반복 학습을 통해 굳어진 것이 원격 기억이다.
노인의 단기 기억력은 젊은 층과 차이가 없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도 잘 기억한다.. 문제는 장기 기억. 전혀 관련성이 없는 단어들을 공부시킨 후 몇 시간 지나 물어보면 기억하는 단어 수가 20대보다 크게 적다. 뇌의 노화가 시작되는 20대부터는 반응속도가 점차 떨어져 외우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는 “노인은 학습에 시간이 걸리지만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감안하면 전체 기억력은 젊은 층과 큰 차이가 없다”라고” 말한다.
때문에 노년의 기억력 감퇴를 ‘나이 탓’으로 당연시할 필요는 없다. 더욱이 중년, 심지어 30대의 건망증은 업무부담, 심리적 압박감, 스트레스, 집중력 부족시, 청력의 저하, 또는 너무 많은 것을 외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일 경우가 많다. 이런 건망증은 여유를 찾거나 옆에서 힌트를 주면 기억의 표면으로 나오게 하기 쉽다.
건망증 치매로 발전하나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기억력 감퇴는 좀 다르다. 알츠하이머 환자가 어릴 적 기억은 생생해도 10분 전 밥 먹은 것은 잊는 이유는 해마(내측 두엽)에 있다. 해마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넘겨주는 문지기. 치매 환자는 뇌 중에서도 해마가 가장 먼저 위축돼 새로운 정보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문제는. 노인성 건망증이 치매로 발전하느냐는 것이다. 건망증이 치매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치매의 전 단계 경도(인지장애)와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소수지만 건망증을 호소하는 노인 일부가 나중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된다. 조기 진단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내측두엽의 감소 추세를 살펴보는 연구가 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스스로 기억력 감퇴가 느껴진다면 병원에서 인지심리검사를 2번 이상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노인의 뇌 측정 연구를 하고 있는 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는 “알츠하이머 발병을 예측하는 데에 중요한 것은 인지기능이 낮은가 하는 점보다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6개월~1 간격으로 인지심리검사를 받아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건망증과 알츠하이머 차이점
- 업무수행 누구나 옆에 앉은 동료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 안 날 때가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자주 잊고, 나중엔 아예 기억하지 못한다.
- 익숙한 일 음식을 불 위에 올려놓고 식탁에 내놓지 않는 때가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아예 음식을 장만한 사실을 잊는다.
- 언어 곤란 적절한 단어가 생각 안 나는 것은 건망증이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부적절한 단어로 대치해 이해 안 되는 문장을 만든다.
- 시간, 장소개념 오늘이 며칠인지, 어디를 가려했는지 깜빡하는 것은 정상. 알츠하이머 환자는 집에 가는 길을 잃는다.
- 판단력 더운 날 여러 겹의 옷을 덧입거나 겨울 옷을 꺼내 입는 것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증상이다.
- 추상적 사고 나이가 들면 가계부를 정리하기가 혼란스럽다. 알츠하이머환자는 가계부에 적힌 숫자로 뭘 해야 하는지 모른다.
- 물건정리 지갑이나 열쇠 둔 곳을 잊는 것은 건망증, 알츠하이머 환자는 설탕 그릇 속에 손목시계를 넣곤 한다.
- 기분변화 누구나 슬프거나 침울할 수 있다. 조용하다 아무 이유 없이 울거나 화를 내면 알츠하이머병일 수 있다.
- 인격변화 나이가 들면 성격은 조금씩 바뀐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의심이많아지거나 두려움을 보이는 등 성격이 판이하게 변할 수 있다.
- 자발성 피곤하다가 의욕을 되찾는 일은 흔하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매우수동적이어서 혼자 무엇을 하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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